[기고] ‘X + RPA’, 자동화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자동화!

[기고] ‘X + RPA’, 자동화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자동화!

미국의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는 학생들에게 이중언어(전공언어 + AI 언어) 사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서울대학교는 ‘X + AI’ 즉, 모든 학문에 AI를 적용하자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카이스트는 4차산업을 이끌 ‘AI + X’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한다.

이처럼 AI는 모든 영역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최근 비즈니스 월드에서는 ‘X + 자동화’가 화두이다. 자동화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자동화하자는 의미이다. 그리고 자동화의 중요한 조력자로서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가트너는 이미 2020년 10대 전략적 기술 트렌드 중의 하나로 ‘하이퍼오토메이션(Hyperautomation/회사 전반적인 업무의 자동화)’를 선정하며, RPA를 통한 자동화의 가속도를 예상했다. 그리고 최근 발표한 2021년 10대 전략적 기술 트렌드에서도 ‘하이퍼오토메이션’을 여전히 강조한다. 자동화야말로 코로나 이후 기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복원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말이다.
이제 코로나 시대의 전략을 이야기하는 것이 다소 뻔한 레퍼토리가 되어가고 있는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 시대의 중심에서 치열한 생존을 고민하고 있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적응과 변화에 대비해야 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래서 자동화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기업의 치열한 당면 과제가 되고 있다. ‘언택트 시대에서 중단이 없는 사업의 전개!’ 디지털 기술, 그 안에서 자동화를 뺀다면 과연 이것이 가능할까?  자동화는 더 이상 의문의 여지가 없는 생존의 툴이고, 재도약의 필수 요건이다. 아울러 기업들은 자동화를 일하는 방식의 ‘리부트(Reboot)’ 즉 재정열, 재시동과 연계 시켜 나가야 한다.  

최근 '2021년의 자동화'를 어떻게 전개해야 할지 고민하는 기업의 질문을 제법 받고 있다. 우선 필자는 그분들에게 “이제 RPA 목표를 고상한 디지털 체험이 아닌 성과를 제대로 내는 것으로 세우라”라고 말씀드린다. 사업적 성과는 회사마다 정의가 다르다. 그래서 어떤 성과를 낼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사례 조사보다는 회사 내부의 철저한 고민이 먼저 필요하다. 회사 내 경영층, 관리자 그리고 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공동의 목표를 세워야 지향점이 생기고 효과도 커지기 때문이다.  

전략적으로는 회사 주도의 자동화가 직원 주도의 자동화보다 더 효과적이지 않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사실 정답이 있을 수 없는 질문이다. 자동화 목표 달성에 적합한, 즉 우리 회사에 가장 적절한 접근 방법을 쓰면 되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 주고자 하는 마음에 자동화 확산의 네 가지 팁을 소개해 보겠다.

우선 RPA 핵심성과지표(KPI)를 다시 한번 고민해 봐야 한다. 전사적 자동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는 기업들의 RPA 목표는 단순하고 명확하다. 그들은 사업적 핵심 목표(매출 증대, 시장 점유율 확대, 생산성 제고 등)를 달성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툴로 RPA를 사용하고 있다. 자동화로 인한 시간 절감은 자동화의 결과이지 목표가 아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RPA가 사업의 성공을 제대로 지원하는 것이다.

두 번째, 회사내 변화관리자를 양성해야 한다. 자동화 붐을 일으키고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 변화관리자가 필요하다. 일반 직원들이 자동화 아이디어를 내고 사용 후 피드백을 한다면, 변화관리자의 역할은 좀 다르다. 이들은 자신의 업무는 물론이고 소속된 집단(팀 혹은 부서)의 업무를 직접 자동화하면서, 때로는 전문개발자에게 개발 요건을 정의해 전달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들을 '파워유저'라 부르기도 한다. 이들을 통해 RPA 성과는 전파되고 자동화는 회사내 공통 언어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최근 기업들의 RPA 내재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잘 양성된 파워유저는 자동화의 속도와 규모를 키우는 것은 물론이고 효율적인 운영과 변화관리의 측면에도 조직 내에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세 번째, 보다 적극적인 ‘AI + RPA’ 도입이 필요하다. 최근 마이닝 기술을 RPA에 연계하고자 개념증명(PoC, Proof of Concept)을 하고 있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마이닝 도입이 자동화 효과를 증폭시키는 계기가 될 것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머신러닝을 포함하는 인텔리전트 도큐먼트 언더스탠딩, 기업의 머신러닝 모델을 RPA와 직접 연결하는 AI 패브릭과 같은 시도 또한 빠르게 늘고 있다. RPA를 통해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면 너무나 당연한 시도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이런 기술적 시도를 제대로 지원하는 플랫폼 개념의 RPA 솔루션을 사용하는 것이다. 부실한 기초를 가지고 있는 건물에 증축은 힘들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지금 갖고 있는 자동화 과제를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전담조직이 “자동화로 1천 시간을 절감해 정규직 직원 0.5명에 해당하는 업무를 자동화했다.”라는 성과 보고를 한다면? 그 결과를 본 사람들이 과연 RPA도입이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할까?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게임은 그 폭이 크지 않으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제대로 된 자동화 과제의 발굴은 ‘기본 중의 기본’이 된다. 체험과 증명이 아닌 실질적인 성과를 내려면, 과제도 그에 걸 맞는 것이 나와야 한다. 업무 시간을 줄이는 게임이 아니라 매출을 증대하는 목표를 세웠다면 그에 합당한 과제를 찾아 자동화해야 할 것이다.

RPA가 아직은 만능이 아니다. 생각보다 적용 후의 변화 관리 또한 만만치 않음을 기업들이 토로하기도 한다. 직원 스스로 자신의 업무를 자동화하는 RPA는 - 물론 몇 사례가 그 이정표를 제시하지만 - 아직 도입 초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도전적 상황 때문에 자동화라는 명제 자체에 의문을 가질 수 있을까? 오히려 지금은 어떻게 하면 더 빨리, 더 차별화해서, 더 효과적으로 자동화할 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RPA 지향점은 단순한 기술을 넘어 비즈니스를 트랜스포메이션 하는 것이다. ‘X + RPA’에서 ‘X’는 RPA를 적용할 수 있는 업무와 RPA와 융합할 수 있는 기술의 전 범위이다. 최대한 넓게 그리고 똑똑하게 사용하면서 기업의 경쟁력과 복원력을 키워 나가길 바란다.

유아이패스 백승헌 전무 / 경영학 박사, ‘RPA 하이퍼오토메이션 플랫폼’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