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NC '타다 대리' 시장 진출과 맞물려 기존 대리운전 업계도 시스템 개편을 가속하고 나섰다. 시장을 양분했던 로지연합〃카카오대리 등이 대리기사 유출 방어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기사 중개 플랫폼에서 '이코노미' 상품을 신설하고 기사 등급제를 도입한다. 로지연합은 하루 할당량 이상 자사 대리콜을 수행하지 않을 시 배차 불이익을 주는 소위 '숙제' 시스템을 강화했다. 소속 대리기사의 타 플랫폼 활동을 제약하는 것이다.
카카오대리 요금 체계는 기존 '스탠다드', 8월 출시한 '프리미엄'과 더불어 3단계로 세분화가 이뤄지게 된다. 카카오대리 이코노미 상품은 스탠다드 대비 저렴한 요금이 특징이다. 현재 부산〃경남권 등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한다. 각 지방과 서울〃경기 수도권 대리요금 차이가 크다는 점이 상품 기획에 반영됐다. 이용자는 대리운전 호출 시 이코노미와 스탠다드를 자유롭게 선택 가능하다. 다만 이코노미 콜은 기사가 선호하지 않으므로 매칭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이와 동시에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사 등급을 그린, 블루, 레드, 퍼플 4단계로 세분화한다. 운행 실적이 좋은 대리기사에 높은 등급을 부여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블루 단계부터 '콜 수요지도' '주변 기사 밀집도' 등 정보를 제공하며 레드 등급은 대리요금 5%, 퍼플 등급은 10%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대리운전 중개 수수료는 약 20% 수준이므로 퍼플 등급은 수수료가 절반으로 할인되는 효과를 본다. 이코노미와 마찬가지로 등급제는 일부 지역에서 시범 적용 중이다.
카카오대리 등급제는 타다 대리 '핸들레벨' 시스템과 유사한 구조다. 타다 대리는 대리기사가 이용자로부터 높은 평점을 받으면 레벨이 한 단계씩 올라가는 방식을 채택했다. 레벨이 올라가면 수수료 5% 리워드를 비롯해 특별 혜택을 부여한다.
카카오는 '운행실적', 타다는 '서비스품질'에 중점을 두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뚜렷한 차이다. 이는 공세를 펴는 타다와 수성하는 카카오 입장 차에서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타다는 기존 대비 고급화된 서비스로 신규 틈새시장을 창출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카카오는 타다 측이 각종 론칭 인센티브를 동원해 확보하려는 1000명 이상 대리기사를 자사 플랫폼에 묶어둬야 한다. 이코노미 상품 신설은 가격 장점을 통해 소비자 유입을 가속화하고 등급제 도입은 늘어난 콜을 대리기사들이 수행하게 만드는 유인을 제공한다.
대리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로지연합과 카카오가 양분하고 있었던 대리시장에 타다가 진입하면서 변화 속도가 빠르다”며 “아직 대리운전 중개는 모바일 비중이 낮고 콜센터 비중이 80%에 달해, 향후 서비스 고도화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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