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 앞두고 부상한 야권 통합론...여전히 인물이 숙제

야권에 또다시 통합·연대론이 부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 혁신 방안으로 새 플랫폼을 제안하며 '신당 창당'을 언급하면서다. 내년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제기된 야권 통합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통합 방법을 둘러싼 이견과 인물난은 여전해 파급효과는 전망이 갈리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대표는 9일 '신당 창당론' 의지를 확인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대로는 야권의 장래도, 대한민국의 장례도 없다는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라며 “단순히 반문, 반민주당 연대가 아닌, 대한민국의 변화와 혁신의 미래연대, 국민연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내년 4월 7일 서울·부산 시장 등 재보궐선거를 두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연대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이날 안 대표의 발언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연대할 수 있다는 뜻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그동안의 관심과 달리 야권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국민의힘은 당대당 형식의 신당 창당보다는 합류 형태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 당 지지율이나 의원수 등을 감안할 때 국민의힘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안 대표가 제시한 중도·보수를 아우르는 플랫폼 연대도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이미 올해 초 총선 과정에서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주도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를 통해 시도된 바다. 당시에도 중도·보수 연대를 표방하며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이 통합했지만 총선 결과는 여권의 압승으로 끝났다.

야권 내에서 인물난도 계속 지적된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통합하던, 두 당이 단일후보를 내던 야권의 인물난 해소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시민참여경선' '시민후보' 등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부 교통정리도 숙제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서울·부산 시장 후보에 대해 당원후보와 외부영입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재보궐 선거에서 패하면 대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당의 존폐까지 고민해야 하는 만큼 필승 후보를 내야 한다는 절박함을 가지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는 후보 중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인물은 없는 반면 외부 인사는 당 내부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인지도가 높고 정치적으로도 보수의 이미지를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