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진공 단열재를 탑재한 냉장고는 별도 재활용 라벨링 표시를 부착해야한다. 진공단열재를 파쇄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재활용 기기 손상과 인체 유해함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9일 전자산업진흥회는 '냉장고에 관한 진공 단열재 적용 위치 라벨링 방법'을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규격으로 규정했다고 밝혔다. 진흥회는 각계 전문가가 모인 냉장고 진공단열재 표준화위원회를 구성해 이런 규정을 마련했다.
환경부에서 지난해 냉장고 제조사들에게 진공단열재가 적용된 냉장고 생산시 이 단열재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를 표기하라고 권고한 데 따른 조치다.
진공 단열재란 단열재 내부 압력을 주변 공기 압력보다 진공(제로압력)에 가까운 수준으로 만드는 단열재를 말한다.
과거 많이 사용해 온 스티로폼 단열재 등 보다 열 전도율이 크게 낮아 최근 많은 냉장고 제조사가 진공단열재를 채택하고 있다. 업계 추정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진공단열재 탑재 냉장고는 2배 이상 증가했다.
진공단열재가 식품의 정온 보관이라는 냉장고 기본 성능을 크게 끌어 올렸지만 재활용 문제에서 문제가 지적됐다. 진공단열재를 파쇄할 때 실리카, 유리섬유 등이 배출되는데 이는 재활용 기기 고장을 유발하고 인체 유해 가능성까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진공단열재 위치를 모르고 냉장고를 파쇄할 때 단열재 속에 들어있던 실리카와 유리섬유가 재활용 기기 고장을 유발해 큰 문제로 지적돼왔다”면서 “인체 유해성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번 라벨링 규정은 진공단열재 위치를 적시해 안전한 재활용 과정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새로 규정된 라벨링 규정은 재활용 센터에서 전문 인력이 재활용을 시작할 때 진공단열재 위치를 냉장고 후면에서 확인하도록 했다. 진공단열재가 냉장고 문이나 캐비넷 등 어디에 부착돼 있는지를 한번에 볼 수 있도록 표시했다. 작업자가 해당 위치에서 진공단열재를 따로 빼서 별도 재활용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 라벨링은 진공단열재 구성 성분도 표기하도록 했다.
기업들이 이 규정을 필수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삼성전자, LG전자, 위니아딤채 등 국내 주요 냉장고 제조사 관계자가 표준화위원회에 참여해 함께 만든 표준이어서 업계는 이 규정을 준수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산업진흥회 관계자는 “이번 규격은 한국 시장에 출시되는 제품으로 한정된다”면서 “생산기업들이 한국외 국가에 제품을 출시할 때는 해당 국가의 별도 규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