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0월부터 시행될 가상자산 과세를 앞두고 업계에서도 과세 대응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금융권과 가상자산거래소 간 협업 움직임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업계에서 가상자산 납세 솔루션 개발을 공식화한 곳은 빗썸이다. 우리금융그룹 계열사 우리펀드서비스와 빗썸, 빗썸 자회사 볼트러스트는 지난 4일 '가상자산 자동신고 납세 솔루션'을 함께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가산자산 투자자가 솔루션을 이용하면 과세 증빙자료를 직접 준비할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현재 업계 가장 큰 화두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다. 내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최근 시행령도 공개된 상황이다. 업계는 요구조건 충족에 집중하고 있다. 특금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사업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금법을 넘긴 후에는 가상자산 과세 대책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소득세법 개정으로 내년 10월부터 연간 250만원을 초과하는 가상자산 소득에 20%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수탁 솔루션인 커스터디처럼 가상자산의 부가 서비스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상당수 업계가 솔루션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는 반응을 내놨다. 업계 최고경영자는 “가상자산 납세 솔루션 개발 자체는 자금세탁방지(AML) 솔루션보다는 기술 난도가 높지 않다. 자금 소요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실제 솔루션 구현에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과 블록체인 등 복수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납세 솔루션 개발은 내부적으로 기획 중인 서비스”라며 “시장 수요는 점차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과세 기준에 대한 모호한 부분이 남아있어 따져볼 부분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한편, 납세 솔루션과는 별도로 과세 인프라가 순조롭게 구축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 가상자산 과세를 위해선 별도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특금법 요건 충족에도 부담인 상황에서 업계의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과세를 위해서는 거래소가 투자자의 거주 구분, 거래내역을 확보해야 한다. 비용을 들여 별도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