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적재, '그리움 끝 희망 전하는 감성장인' (새 미니 '2006' 발매기념)

싱어송라이터 적재가 3년8개월만의 피지컬앨범과 함께 대중 각각의 그리운 기억들을 되살리며, 어려운 현실 속 새로운 힐링 기회를 만든다.

최근 서울 강남구 안테나 사옥에서 미니2집 '2006'을 발표하는 적재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안테나 제공
사진=안테나 제공

적재는 아이유, 김동률, 박효신, 정재형, 태양, 거미, 스윗소로우, 이소라, 윤하 등 많은 뮤지션들의 최애 기타리스트이자, 2014년 첫 정규앨범 '한마디'로 가수로 데뷔한 싱어송라이터다. 대중적으로는 최근 협업관계를 종료한 아이유의 기타세션이자, 유희열의 스케치북·비긴어게인 연주 겸 보컬, 컴필레이션 앨범, 박보검의 커버로 히트반열에 오른 '별보러 가자' 등으로 잘 알려져있다.

새 앨범 2006은 지난 6월 싱글 '개인주의(ft.자이언티)' 이후 5개월만의 컴백작이자, 안테나 뮤직 이적 이후 첫 앨범이다.

이번 앨범은 2017년 3월 'FINE' 이후 3년8개월만의 피지컬 앨범답게 타이틀곡 '반짝 빛나던, 나의 2006년'을 필두로 △그리움이 투영된 자신의 꿈 속 이야기를 표현한 '풍경' △자신을 향한 지지와 응원을 떠올리는 테마의 나원주 협업곡 '알아' △먹먹한 일상감성 '너 없이도' △적재의 음색이 돋보이는 '흔적' 등 흔한 일상을 적재만의 감성으로 해석한 자작곡 중심의 구성으로서 '가장 적재스러운 앨범'이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매력을 띤다.

사진=안테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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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타이틀곡 '반짝 빛나던 나의 2006년'은 어쿠스틱 기타 중심의 미니멀한 악기 구성과 함께, 추억을 회상하는 절(verse)부분과 그리움을 표출하는 듯한 후렴, 템포 전환과 함께 펼쳐지는 하이라이트 등 과거 회상과 현재를 표현하는 영화장면을 귀로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적재은 인터뷰 동안 솔직담백한 어투와 함께 다양한 감성코드를 지닌 이번 앨범으로 많은 대중에게 위로를 전했으면 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오랜만의 피지컬 앨범, 이유가 있는지?
▲첫 미니앨범 FINE 이후 맘에 드는 곡들을 싱글로 내기도 하고, OST나 협업곡 등도 발표하면서 3년8개월이 훌쩍 지나갔다.
팬들의 바람때문에라도 앨범을 내고 싶었지만, 원체 작업기간이 긴 편이기도 하고 잘해야한다는 생각에 좀 오래 걸렸다.

-앨범명과 타이틀곡에 모두 2006이 들어가 있다. 그 의미는?
▲2006년 대학 입학당시를 뜻하는 것이다. 그때는 꿈에 그리던 대학생활을 하면서 음악을 잘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순수하게 음악하던 시절이라 생각한다. 그에 대한 생각으로 노랫말들을 쓰면서 앨범을 만들었다.

-실제 앨범 작업기간은?
▲수록곡마다 최대 2~3년된 곡이 있긴 하지만, 앨범정리와 선곡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겨울쯤부터 시작해서 올해 1~2월 본격 녹음을 시작했다. 원래 타이틀곡은 다른 것이었는데,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지금의 타이틀곡이 메시지나 감성부분에서 맞다고 판단해서 결정했다.

사진=안테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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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E의 연장선이라 했다. 수록곡 선정 기준은?
▲선정기준은 딱히 없다. 그저 이번에는 제 손이 가장 많이 닿고, 노랫말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노래들로 내야겠다는 생각에 중점을 뒀다.
앞서 싱글곡들은 작사·곡까지 하고 편곡은 다른 뮤지션이 작업한 상태로 제가 하지 않을 법한 비트나 악기구성으로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린 것이 많았다. 물론 이번 앨범도 수록곡 풍경의 경우는 TATTOO로 협업한 바 있는 지들로(GDLO) 형이 편곡을 해줬지만, 실제 곡 전반이 모두 제 손으로 완성된 곡이라 FINE과 연장이라 할 수 있다.

-가장 적재다운 앨범이란 무엇인가?
▲사실 아직 저다운 것이 뭔지는 잘 모른다. 흔히들 '별보러가자'를 비롯한 감성적인 곡들을 떠올리시지만, 싱어송라이터로서 처음 나설 당시 저는 R&B나 재즈, 소울 등 흑인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다.
단지 제 노랫말을 잘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보니 점점 차분해지고, 악기구성이나 기교 면에서도 절제를 하게 된 것 뿐이다.
스스로의 음악을 정의내리면 또 그 안에 갇힐 수 있기에 조심스럽다.

-최근에 아이유 공연 기타세션을 그만뒀다. 계기가 있다면?
▲제 공연과 아티스트 공연 라이브세션으로서의 모습을 볼 대중과 팬들의 시선에 따라, 라이브세션에 대한 고민은 꾸준히 해왔다. 아이유를 비롯한 아티스트들의 무대 라이브세션으로서의 희열이 있지만, 가수로서의 저의 무대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결심을 해야겠다 생각했다.
지난해 아이유와 큰 투어를 진행한 이후 정리를 하기로 했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공연취소가 되면서 고민을 거듭해오던 것을 유희열의 스케치북 아이유 특집 편성과 함께 정리할 것을 논의하면서 자연스럽게 결정됐다.
다만 라이브 세션은 아니지만 타 아티스트의 음반세션이나 곡 참여 등 기타리스트로서의 모습은 제 음악적인 삶에 원동력이 될 수 있기에, 제 무대와 가능하면 병행할 것이다.  

사진=안테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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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협업의 판단기준은 무엇? 싱어송라이터 활동과의 차이는?
▲기타세션은 시간이 허락하는 한 다 해드리려고 한다. 다만 협업의 경우는 다르다. 제가 잘할 수 있을 듯한 음악이라면 수락하곤 한다. 다행이도 기타가 주가 되는 음악이라던가 감성적인 음악을 부탁하시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협업에서는 어느 정도의 기교와 다양한 시도를 구상하는 제 음악과는 달리, 지나지치 않게 절제하는 바를 중점적으로 생각한다.

-그동안 비긴어게인 활동으로 많은 팬층을 갖게 됐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대학동기인 (김)현우 형과 함께 연주를 담당하면서, 원할만큼 노래하고 보컬리스트들의 노래를 듣는 행복을 느꼈다.
이번 비긴어게인 코리아의 경우는 선곡과 합주까지 숨쉴틈없는 강행군이어서 좀 힘들긴 했다. 다만 저의 팬 분이 인터뷰와 함께 제 노래를 직접 신청해주시고, 듣고서 감동받는 모습까지 보이시는 걸 보고 힘들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다 녹아내림을 느꼈다. 어떻게 보면 그것이 이번 앨범의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한다.

-코로나 상황 속 무대계획은?
▲팬들과 자주 만나고 공연하고 싶지만,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 고민스럽다. 아직 온라인으로의 공연은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
곡작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아티스트 협업과 함께 기회가 닿는대로 노래하고 기타치고 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 같다.

사진=안테나 제공
사진=안테나 제공

-이번 앨범으로 꼭 하고 싶은 이야기?
▲노래로 속마음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게 편하고 좋아서 2014년 첫 앨범부터 6주년인 지금까지 앨범을 쭉 이어오고 있다.
이번 앨범은 제가 생각하는 반짝 빛나는 시기였던 2006년을 표현한 앨범처럼, 각자의 황금기를 떠올리며, 답답한 현실 속에서 쉬는 기분을 느꼈으면 하는 바를 담았다.

-팬과 대중에게 하고 싶은 말?
▲사실 박보검 씨가 '별보러 가자' 리메이크를 하면서 묻힐 뻔한 앨범이 운좋게 주목받은 다음, 직후에 앨범을 냈었다면 부담이 됐을 법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싱글부터 이러저러한 곡들을 선보인 터라 그저 음악인생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지만, 하고 싶은 말들을 다 담은 앨범으로서 많은 분들이 들어주시고 그만큼 많은 분들이 편안함을 느끼고 반응해주셨으면 좋겠다

 전자신문인터넷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