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2일 전화 통화를 하면서 한미동맹과 북핵문제 대응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소통을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한미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와 번영의 '핵심축'이라면서 협력을 약속했다.
이날 통화는 바이든 당선 확정 발표 나흘 만에 이뤄졌다. 양측은 14분 동안 통화한 뒤 바이든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식 후 조속히 만나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정착을 위해 긴밀히 소통하자고 말했고 바이든 당선자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답을 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통화는 우리 측 요청으로 오전 9시(현지시간 오후 7시)에 이뤄졌다. 바이든 당선자는 이날 미국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에 헌화한 뒤 문 대통령과 통화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자가 줄곧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특히 필라델피아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최근 언론에 기고문을 보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며 사의를 표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첫 외부 공식 행보로 필라델피아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았다.
바이든 당선자는 한미동맹을 “인도·태평양 안보 번영의 핵심축”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유지하겠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코로나19 및 기후변화 등 글로벌 현안 대응에서도 양국 간 협력 확대에 의견을 모았다.
바이든 당선자는 “앞으로 코로나 대응, 보건 안보, 세계 경제 회복, 기후변화, 민주주의,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번영을 위해 한·미가 긴밀히 협력하길 기대한다”면서 “한국과 미국에서 같은 날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한국이 매우 훌륭히 코로나에 대응한 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 미국이 한국과 같이 대응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코로나19 대응의 시급함을 우회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자의 대선 승리에 대해 “바이든 당선자의 오랜 국정 경험과 탁월한 리더십, 명확한 비전에 대한 미국 국민의 높은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자는 내년 1월 20일 바이든의 대통령 취임식 후 가능한 한 조속히 만나 직접 대화하기로 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