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도 안됐는데 상장폐지…'TKNT' 투자자 피해 불가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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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암호화폐거래소에 상장된 TKNT가 상장폐지된다. 지난 8월 상장한 후 불과 3개월도 채 되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상장폐지 결정에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 상장 심사 공동 가이드라인 마련, 기준 격상 등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포블게이트는 지난 13일 공지를 통해 이달 20일 오후 5시부터 TKNT에 대한 거래지원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TKNT 상폐가 확정된 것이다. 이달 초 거래소는 재단의 자진요청에 따라 TKNT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상폐 여부를 검토해 왔다. TKNT는 포블게이트에 8월 26일 상장했다. 중국계 거래소 BKEX에도 상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포블게이트가 사실상 유일한 거래 창구다.

단기간에 상장과 자진 상폐 결정이 이뤄지는 것은 이례적이다. 거래소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포블게이트 측은 “재단 측에서 상폐 요청이 들어왔다. 상폐하려는 자세한 이유는 알 수 없다”면서 “보기 드문 사례”라고 밝혔다.

TKNT가 국내에 알려진 정보는 제한적이다. 게이밍 디파이 프로젝트에서 파생했고 싱가포르를 소재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블게이트에 따르면 상장 초반 2000원대까지 뛰었으나 이후 1000원 이하로 가격이 형성됐다. 지난 6일 유의종목 지정 후 300원대에서 100원대로 떨어졌다.

이유를 불문하고 불똥이 튄 건 투자자들이다. 상폐는 시장 변동성 수준 리스크가 아니다. 종목 존립과 직결된 중대사안이다. 상폐 이슈 자체가 가치엔 악영향이다. 투자자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실제 상폐 검토 소식 후 TKNT 가치는 급락했다. 그나마 해외 거래소 창구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TKNT 투자자는 본지에 “국내 거래지원이 종료되면 남은 자산을 회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중국 거래소에서 거래된다지만 현지 은행계좌를 만들어야 하는 등 절차가 쉽지 않다”면서 “가격을 낮춰 매도하고 있지만 상폐 가능성이 큰 종목이라 현재 거래 자체가 저조하다. 손실률이 100%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암호화폐 상폐 시에는 투자자가 투자금을 회수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업계관계자는 입을 모았다. 재단 측에서 다른 화폐로의 교환 등이 이뤄지기도 하지만 극히 일부 사례이기 때문이다. 상폐시 법적으로 재단이나 거래소에 투자자 피해를 보전할 규정은 없다. 투자자산을 고스란히 날릴 수 있는 셈이다.

올해 들어 거래소 업계는 현재 공격적으로 신규 암호화폐를 상장하고 있다. 각 거래소 독자 상장 기준에 따라 신규 상장이 이뤄진다. 그러나 상장 종목 폭이 확대될수록 유사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자연스럽게 커진다. 이미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된 종목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복수 고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금융청과 업계가 협의체를 통해 검증한 소수 암호화폐만 상장하도록 규정했다. 투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상장 심사 공동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더욱 까다롭게 종목을 검증해야 한다”면서 “투자자 역시 투자 종목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수집한 후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