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점에 3분 42초'
한국 대표인 김병욱 씨가 13일 오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린 '사이배슬론(cybathlon) 2020 국제대회' 착용형 외골격 로봇 경쟁 종목에서 출전, 자기 최고 기록을 세웠다.
사이배슬론은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로봇과 같은 생체 공학 보조 장치를 착용하고 6가지 장애물을 실수 없이 통과하는 것을 겨루는 경기다.
6가지 장애물은 앉았다가 일어서 책상의 컵 정리하기, 행거와 탁자 사이 통과하기, 험지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계단 및 측면 경사로 걷기 등이다.
세 차례의 기회를 주고 가장 좋은 성적을 채택한다. 모든 장애물을 실수 없이 통과할 경우 100점이 주어진다. 동점인 경우에는 기록이 짧은 순서로 순위가 결정된다.
올해 두 번째 열린 사이배슬론 대회는 지난 5월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두 차례 연기됐고, 심판을 미국 등 8개 출전 국가에 파견, 경기 영상을 주최 측에 보낸 후 심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내에서는 공경철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세브란스 재활병원, 영남대 연구팀, 엔젤로보틱스 등과 공동으로 개발한 워크 온 슈트4로 출전했다.
공 교수팀이 출전한 착용형 외골격로봇 종목은 사이배슬론 여러 종목 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받는 분야다. 휠체어나 자전거 등 안정적인 보조 수단을 사용하는 다른 경기와는 달리 선수가 로봇을 착용, 직접 보행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판 '아이언맨 대회'로도 불린다. 선수로는 4년 전 첫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김병욱 씨와 첫 출전인 이주현 씨가 참여했다.
총 세 차례 도전한 가운데 김 씨는 최정수 영남대 교수의 리딩을 통해 3분 42초, 이 씨는 우한승 KAIST 기계공학과 박사후 연구원의 격려 속에 5분 48초의 자기 최고기록을 달성했다.
이들의 순위는 주최 측 심사를 거쳐 14일 오후 11시에 발표된다.
김 씨는 “연구진들이 좋은 로봇을 만든 덕에 편하게 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공 교수는 “지난 대회에는 로봇이 10초도 서있기 어려웠다면 이번 로봇은 1분 이상 균형을 유지해 서 있도록 돕고, 보행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며 “다른 참여팀에 비해 가장 큰 기술 경쟁력을 갖췄다고 본다”고 호성적을 기대했다.
충청=강우성기자 kws924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