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상회의 소프트웨어(SW)로 연결해야만 실시간 양방향 수업이 아닙니다. 동영상을 보고 질문 시간에 실시간 영상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실시간 피드백이 가능한 수업이라면 다양한 형태로 운영될 수 있도록 열어줘야 합니다.”
조기성 스마트교육학회장(계성초 교사)은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이 어느 정도 자리잡았지만 여전히 수업 운영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각 학교는 교육부 학사운영방안에 따라 주 1회 실시간 양방향 수업을 해야 한다. 영상을 연결한 수업만 실시간 수업이라고 하다보니 갑자기 나타난 네트워크 문제에 대응하기 어려웠다. 조 회장은 소통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나온 정책인 만큼 취지를 살려 실시간 피드백이 가능한 수업도 실시간 수업으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 집의 와이파이나 단말기 문제가 갑자기 발생하면 그 학생은 수업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 조 회장도 어느날 한 학생이 아파트 전기공사로 인해 수업 연결이 불가능해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다행히 공사 전 미리 알아 학생들을 긴급돌봄으로 불러 수업했다. 어떤 교사는 실시간 단방향 수업을 하기도 한다. 가장 편한 방식의 수업이지만 효과가 가장 떨어지는 방식이기도 하다.
조 회장은 “교사도 학생도 거부감을 갖지 않고 에듀테크를 접하고 쉽게 배우는 것이 원격수업 성과”라며 “여전히 수업 운영에는 어려움이 많은 만큼 교육부와 교육청이 참고할 만한 수업사례 목록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교사 연수로는 시간 제약 때문에 수업의 일부만 공유할 수 있어 다양한 수업 사례를 모아 맞춤형으로 추천해주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스마트교육학회는 에듀테크와 교육정책에서 학교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활동하는 학회다. 조 회장은 2011년부터 스마트교육 모델을 만들며 10년 가까이 스마트교육을 위한 한 목소리를 냈다.
정부도 이러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교육 플랫폼을 기획 중이다. 조 회장은 “미래교육을 위해서는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가 충분해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학생이 언제 접속하고 협업과정에서는 얼마나 적극 참여했는지를 알 수 있는 공공 데이터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원격수업에는 어느 정도 적응 단계가 된 만큼 코로나 이후 블렌디드 러닝 수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했다.
미래 블렌디드 러닝 수업을 위해서는 네트워크가 기본이다. 교육부가 기가급 와이파이 액세스포인트(AP)를 모든 학교에 설치하는 사업을 내년 상반기까지 추진한다. 학교에 절실하게 필요한 네트워크지만 조 회장은 단순히 기가급 네트워크를 연결하는데 그칠까 우려했다.
그는 “학교마다 환경이 다 달라 어떤 학교 네트워크 환경 전반을 개선해야 하는데 내년 상반기 시점에 맞추느라 인입 속도만 기가급으로 맞출까 걱정”이라면서 “어떤 학교는 노후화된 백본, 스위치 허브 등 여러 장비까지 교체해야 하는데 기가급 AP만 설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급 중심의 속도가 아니라 실사용자의 체감속도가 올라갈 수 있도록 채널도 다변화하고 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