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G그룹 고문이 LG상사와 판토스,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등을 거느리고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하는데, 큰 난관은 없을 것이라는 게 재계 중론이다.
LG전자 등 그룹 주요 계열사의 핵심 사업부를 떼어내는 일이 아니어서 주주 동의를 얻지 않아도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LG'를 떼내고 새로운 사명으로 변경할 때 주주 반발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계열분리가 거론되는 회사 중 LG상사와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는 상장사고 판토스와 LG MMA는 비상장사다. 판토스는 LG상사 자회사다. LG그룹이 해당 기업 지분을 매각하고 구본준 고문이 이를 인수한다면 이는 단순 대주주 교체에 해당해 이사회 승인만으로 가능하다. 공시만 하면 되기 때문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 필요가 없다.
만약 전장사업 등 그룹 핵심 사업을 떼어내는 방식으로 계열분리가 진행된다면 주총을 열고 주주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이런 방식의 계열분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LG그룹의 주식매각 방식에 따라 주주 동의를 받아야 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LG그룹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는 이달 말 열릴 것으로 점쳐진다. 매년 11월 계열사 최고경영진이 그룹 회장에게 한 해 사업 성과와 다음 해 사업계획을 보고하고 마지막 주 이사회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LG 관행이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사회 날짜로는 26일이 거론된다. 예상대로 이달 말 이사회가 열린다면 LG 계열분리는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도 있다.
그러나 대주주 변경 후 새로운 대주주가 경영에 참여하려면 이사회를 거쳐 주총 승인을 받아야 한다. 최고경영자(CEO) 교체 등이 이런 사례에 해당한다. 'LG'라는 사명을 떼고 새로운 사명으로 변경할 때 기업 가치 변동에 따른 주주 반발이 나올 여지도 있다. LG그룹에서 분리되는 데 따른 직원 반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계열분리 대상 회사 지분을 어떤 방식으로 매각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시나리오가 가능해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면서 “LG는 '장자상속 원칙'에 따라 이미 여러 차례 순탄한 계열분리 전통을 확립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