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미혜)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팀 소속 서장원 책임연구원, 신성식 선임연구원, 정재훈 전 박사후연구원팀이 유연하면서도 효율이 높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해 8월 당시 세계 최고효율 25.2%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전부 딱딱하고 두꺼운 유리기판으로 만들어진 페로브스카이트 전지 효율이었다.

이번에는 잘 휘어지는 전지를 개발했다. 유연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효율이 낮아, 세계적으로 효율이 20%를 넘지 못했다. 이번 구현 효율은 20.7%다.
유연 페로브스카이트를 제작하려면 잘 휘어지는 고분자 기판 위에 만들어야 하는데, 이 경우 고온공정을 적용, 효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낮은 온도로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태양전지를 구성하는 층에, 전자를 이동시키는 전자수송층을 신규 이중층 구조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상대적으로 작은 주석산화물 입자가 촘촘히 들어간 첫 번째 층을 구성하고, 그 위에 큰 주석 아연산화물 입자가 듬성듬성하게 존재하는 다공성 구조로 두 번째 층을 만들었다. 다공성 구조체가 페로브스카이트 층에서 생성된 전자를 보다 잘 수송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전자수송층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층이 올라가는데, 이 전자수송층의 울퉁불퉁한 구조에 영향을 받아 페로브스카이트 층 속 결정이 크고 고르게 자랄 수 있었다.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의 결정이 크고 고를수록 전자가 잘 이동할 수 있어 태양전지 효율이 높아진다. 연구팀은 이런 전지를 가로·세로 20㎝ 대면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핀란드 VTT 기술연구센터와 함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그라비아 프린팅으로 빠르게 대량 생산하는 롤투롤 공정 기술도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라비아 프린팅은 특정 패턴이 새겨진 금속 프린터에 잉크를 묻혀 인쇄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인체에 무해하면서 공정시간 변수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새로운 비용매(삼차부틸알코올)를 개발하고 적용해, 세계 최초로 파일럿 스케일에서 롤루롤 공정을 구현했다.
서장원 책임은 “유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롤투롤 용액 공정으로 만들 수 있어 저렴하고 가벼우며 곡선에도 부착할 수 있다”며 “향후 자동차, 휴대용 전자기기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