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당 전기차 보조금 세계 1위…보급 대수 8위 그쳐

최고 1400만원…中·日보다 3배 많아
금전적 혜택 위주 정책 효과 떨어져
전기차 업계 "유럽형 친환경 규제 필요"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국가별 전기차 보급 실적 순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는 한국이 정작 전기차 보급 실적은 세계 8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국내 승용 전기차 보조금은 평균 1300만~1400만원으로 중국·일본·영국 등에 비해 약 3배, 독일·프랑스보다는 300만~400만원 더 많이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최근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74개국에서 2015년부터 2020년 3분기까지 전기차(BEV) 누적 보급량은 677만1715대로 집계됐다. 중국이 407만5869대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미국(90만975대), 독일(26만6857대), 프랑스(25만2471대), 노르웨이(24만5288대)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네덜란드(13만5069대)에 이어 12만5270대로 8위를 차지했다.

반면에 2020년 국가별 차량당 구매 보조금 지원 규모에서 한국은 가장 많이 지원했다. 올해 국고 보조금(616만~820만원)과 지방자치단체 추가 지원금(400만~800만원) 지원과 관련해 서울, 제주, 대구, 경기도 등 주요 지자체의 평균 보조금은 1300만~1400만원으로 나타났다. 독일과 프랑스는 최대 9000유로(약 1181만원), 7000유로(920만원)를 각각 지원했다. 독일은 4만유로(5252만원), 프랑스는 4만5000유로(5858만원) 미만 차량에만 보조금을 지급한다. 중국·일본·영국의 차량 구매 보조금은 400만원으로 우리나라 보조금의 30~40% 수준이다.

전기차업계는 적은 돈을 들이고도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는 유럽 국가처럼 강화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럽은 내년부터 차량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95g/㎞를 넘지 못하고, 이를 초과하면 배출량 g/㎞당 95유로(13만원)에 이르는 벌금을 부과한다. 10만대를 팔았다면 전체 차량 연비로 평균을 잡아 초과한 이산화탄소 배출량만큼 벌금을 부과한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한국도 유사한 규제가 개정안 고시를 거쳐 행정 예고 단계에 있다. 고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자동차 제작사는 10인승 이하 승용차 또는 승합차의 평균 배출가스 70g/㎞ 또는 평균 연료효율 33.1㎞/ℓ 가운데 한 가지 기준을 선택, 준수해야 한다.


【표】전세계 주요 국가별 전기차 보급 실적 순위(자료:국제에너지기구(IEA))

【표】2020년도 주요 국가별 전기차 보급 정책 (자료 유럽자동차공업협회·일본경제산업성·중국국무원)

한국, 대당 전기차 보조금 세계 1위…보급 대수 8위 그쳐

한국, 대당 전기차 보조금 세계 1위…보급 대수 8위 그쳐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