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한국형 가정스릴러 소설 '언노운 피플' 출간…"우리는 가족을 얼마나 알고있나?"

김자역 작가 '언노운 피플'
김자역 작가 '언노운 피플'

'나를 찾아줘', '부부의 세계', '펜트하우스' 등 가족 관계를 소재로 한 가정스릴러 장르가 국내에서도 유행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가장 밀접하고 친밀해야 할 가족이 오히려 두려운 대상이 되는 세태를 반영한다.
 
고즈넉이엔티에서 최근 출간된 '언노운 피플'은 특유의 한국적 정서로 들여다본 한국형 가정스릴러 소설이다. 소설에서는 그 어느 관계보다 끈끈한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감동이 아닌 공포로 돌변한다. 가족조차 위협이 되는 불길한 시대의 현대인들에게 내재된 불안이 인물들마다 제각각 드러나 있다.
 
이야기는 나를 사랑으로 키워준 부모가 귀국한 지 사흘 만에 내 딸을 유괴하면서 시작된다. 부모는 왜 손녀를 납치했는지, 어디로 데려갔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딸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나는 또 다른 누군가가 내 딸을 노리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나의 부모는 손녀를 살리려는 것일까, 자신의 딸인 나를 죽이려는 것일까. 딸의 행방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진실은 충격적이다.
 
언노운 피플은 김나영 작가의 두 번째 가정스릴러 소설이다. 첫 작품 '붉은 열대어'가 부부의 엇갈린 기억과 잘못된 믿음을 소재로 했다면, 이번에는 부모자식 간의 위기를 다루고 있다. 작가는 가족이 불안하고 위험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희망의 원천으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결말에서 피가 섞이지 않은 이질적인 구성원들이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모습을 통해 가족은 공들여 지켜야 할 관계라는 걸 깨닫게 해준다.

언노운 피플은 한국 유일의 스릴러 소설 브랜드인 케이스릴러의 새 작품이다. 케이스릴러의 여러 신작 중에서 미국 드라마 제작사가 유독 관심을 가진 작품이기도 하다. 조부모가 손녀를 유괴한다는 로그라인 한 줄에 매료되어 소설이 출간되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동안 가정스릴러는 영미권 작가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세상엔 수많은 가정이 있는 것처럼 영미권에서 생각지 못한 가족의 이야기가 한국에서 발견되어 세계에 소개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영상화를 염두에 두고 집필한만큼 언노운 피플은 영상으로 제작될 가능성이 높은 한국 작품이 될 것이다.
 
코로나 19가 불러일으킨 사회 변화 중 가장 큰 현상은 온택트 시대의 출현이다. 모든 관계가 비대면으로 적응되고 있지만 유일하게 가족 관계만은 더 밀접해졌다. 그러다 보니 가족 구성원 간의 불화가 더욱 잦아지는 코로나 가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언노운 피플은 갈수록 더 가까이 몸을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가족의 의미를 짚어보게 한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