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전기차 시장이 국가 보조금을 받는 차와 받지 못하는 차로 양분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국내 출시가 예정된 신차 전기차 모델 수는 약 13종으로 역대 가장 많다. 소비자 선택지가 대폭 늘었다. 그러나 내년부터 정부가 고가 차량에 대해 보조금 지급을 제한할 방침이어서 보조금 혜택 여부에 따라 시장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19일 국내외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내년에 국산 전기차 5종을 포함, 수입차까지 합쳐 최대 13종의 신차 전기차가 출시된다.
최근에 출시했거나 출시를 앞둔 르노 '조에', 아우디 'e트론', 포르쉐 '타이칸', 푸조 'e-208' 등과 현재 국내 판매량 1위인 테슬라 '모델3'까지 합치면 내년에 판매되는 최신형 차종만 20종에 이른다.
여기에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 일렉트릭', 기아차 '니로EV' '쏘울EV', 테슬라 '모델X' '모델S', 벤츠 'EQC' 등 구형 모델까지 소비자 선택지는 30종이 넘어선다.
시장 초기에 중·소형급 세단이 주류이던 국내 전기차 시장이 내년부터 중·대형 세단·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스포츠세단, 렉서리 모델까지 크게 다양해진다. 특히 내년부터 출시되는 신차 대부분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완성돼 기존의 개조형 전기차보다 무게 밸런싱 등으로 주행 안전감은 물론 실내공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소비자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내년도 시장은 국가 보조금 혜택 여부에 따라 시장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내년부터 고가 차량에 한해 보조금 지급을 제한하기로 하고 현재 지급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업계는 정부의 보조금 지급 상한선 기준이 6000만~7000만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신차 13종 가운데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1500만원을 지원받는 모델은 현대·기아차 신차 전기차를 포함한 6종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테슬라 모델Y,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 벤츠 EQA 등의 보조금 지원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들 차량은 기본과 옵션 사양에 따라 트림별로 보조금 지원 여부가 달라질 가능성이 짙다. 판매 가격이 5000만원대가 예상되는 테슬라 모델Y의 표준형 트림은 보조금 지원이 가능하지만 7000만원이 넘는 모델Y 롱레인지 트림은 지원이 어려울 수 있다.
제네시스 eG80, 벤츠 EQS, BMW IX3, 아우디 e트론 스포츠백 등은 보조금을 받지 못할 확률이 높다.
해외 주요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보조금 상한선을 도입해 왔다. 중국은 30만위안(약 5057만원)이 가격 상한선이다. 독일과 프랑스는 각각 6만5000유로(약 8516만원), 프랑스 6만유로(7861만원) 이하의 차량에만 보조금을 지급한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장기화로 한국 출시 시기는 변동 가능성이 있지만 정부 기준이 나오지 않아 아직 가격 정책 등 마케팅 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표】2021년 국내 출시 예정인 신차 전기차 현황(최고 사양 트림 기준·자료 각사)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