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노환진 탑전지 대표 "전기차 배터리 소재 강소기업 될 것"

노환진 탑전지 대표.
노환진 탑전지 대표.

“우리나라가 전기차 이차전지 강국이라고 하지만, 핵심소재 경쟁력은 중국과 일본에 비해 뒤처집니다. 우리는 이차전지 양·음극재소재 전문기업이 되겠습니다.”

노환진 탑전지 대표는 우리나라 배터리 산업의 효시이자, 다수 국내외 배터리셀 생산라인 구축에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진 업계 최고 전문가다.

삼성SDI의 폴리머전지 개발팀장 출신인 노 대표는 최근 폭스바겐으로부터 1조7000억원 규모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은 중국 '완샹 A123'의 모체인 미국 A123의 초기 멤버로 이 회사의 기술총괄 부사장을 역임했다. 또 국내 다수 배터리 업체를 비롯해 스웨덴 노스볼트 등 해외 업체에 파일럿 생산장비와 기술을 공급했다.

노 대표는 2012년 탑전지를 창업한 이후 생산라인 등 엔지니어링 솔루션 사업과 양·음극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외 업체 최초로 코발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망간계 5V급 고전압 양극활물질'을 개발했다.

이 소재기술은 5V급 망간계 스피넬(첨정석) 구조 기술이다. 값싼 망간의 비중은 75%로 높이고 니켈은 25%로 낮춰 비싼 코발트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도 안정된 충·방전 성능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관련 업체들은 비싼 코발트 함량을 줄이고, 니켈 함량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노 대표는 “니켈을 많이 사용하면 용량은 늘지만 안전성이 취약해지고, 제조공정이 까다롭다”며 “니켈 가격이 올라 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개발 중인 양극재는 에너지 집적도는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망간이 주성분이라 공정이 간단하고 저가 생산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안전성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리튬인산철과 비교해 고전압이라 에너지집적도가 훨씬 높고, 소재 안전성도 훨씬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노 대표는 “탑전지는 전지시스템 설계 기술을 보유해 5V LMNO(리튬·망간·니켈 산화물) 양극재 개발·생산에 경쟁력까지 갖췄다”며 “조만간 LTO(리튬티타늄 화합물)를 음극재로 사용, 5분 안에 충전할 수 있는 차세대 전지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탑전지는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 등 해외 업체에 배터리 생산 기술을 공급하며, 지난해 206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새로운 소재를 양산·판매하기 위해서는 개발 및 파일럿 생산 등의 과정에서 많은 기술 문제를 극복하고, 경쟁력 있는 공법이나 장비도 개발해야 한다.

노 대표는 “배터리셀 업체 공급을 위해 테스트와 최종 제품 승인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전문인력과 자체 생산시설·분석 장비 등의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이라 고가의 분석장비 확보 등에 한계가 있지만, 자체 셀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새로운 합성 소재를 바로 완제품 배터리로 만들어 평가하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