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는 석경호 의과대학·뇌과학연구소 교수와 라흐만 박사 연구팀이 뇌의 시상하부에 존재하는 성상교세포에서 당뇨병과 비만 치료를 위한 열쇠를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뇌 안에 존재하는 성상교세포가 유도하는 비정상적인 뇌염증반응 및 신경대사작용이 당뇨병과 비만을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과학기술전문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현재까지 개발된 당뇨병 치료약물은 일부 효과를 보이고 있으나 근본적인 치료법에는 이르지 못했다. 또 여러 부작용이 보고돼 효능이 우수하고 안전한 치료법 개발이 절실하다.
연구팀은 뇌 시상하부 내 만성염증이 당뇨병, 비만 등 여러 대사장애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성상교세포 과활성에 따른 만성염증은 뇌 시상하부에서 내분비시스템의 기능 장애에 관여할 뿐만 아니라 비정상적인 음식 섭취 및 체내- 에너지 불균형을 일으켜 당뇨병 및 비만을 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비임상 동물 실험 결과 당뇨병에서 나타나는 고혈당증에 의해 증가되는 성상교세포의 'PDK2' 단백질이 뇌 시상하부에서 신경염증을 일으키는 동시에 대사물질인 젖산의 생성과 분비를 증가시켜 음식 섭취 행동을 조절하는 신경회로에 작용해 비정상적인 과다식이 행동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라흐만 박사는 “비임상 동물모델에서 뇌 시상하부 염증 발생과 관련해 성상교세포의 PDK2가 중요한 조절자로서 당뇨와 비만의 심각도를 증가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성상교세포에서 PDK2를 선택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약물 개발을 통해 당뇨·비만 환자에서 예방 및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석경호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뇌 시상하부 성상교세포에 의해 주도되는 뇌염증이 당뇨, 비만 등 대사질환의 궁극적 원인임을 밝혔다. 뇌의 성상교세포 대사가 결국 전반적인 신체대사를 통제하는 완전히 새로운 생리 및 병리기전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한편, 석 교수팀은 지난해 PDK2 억제제를 이용한 식욕 조절용 조성물 개발에 관한 특허를 출원해 주목을 받았다. PDK2가 당뇨병성 통증, 신경병증성 통증의 원인임을 학계에 보고한 바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