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카카오페이증권-토스증권의 벤치마킹 '로빈후드'...미국 월가 메기효과 촉발한 스타트업

[이슈분석]카카오페이증권-토스증권의 벤치마킹 '로빈후드'...미국 월가 메기효과 촉발한 스타트업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이 공통적으로 벤치마킹하는 회사는 미국 핀테크기업 로빈후드(Robinhood)다.

로빈후드는 2013년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한 미국의 스타트업 주식거래 플랫폼이다. 현재 가입자는 1300만명에 달한다. 주식 및 상장지수펀드(ETF) 무료거래를 앞세워 밀레니얼 세대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지난해부터 큰 폭으로 성장했다. 주 가입 대상 및 이용층은 20~30대다.

로빈후드는 미국에서 최근 수수료율 경쟁을 촉발시켰던 회사로 불린다. 이 회사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온 거래수수료를 무료수수료 단계까지 넘어가게 한 장본인이다.

로빈후드 성공 원인은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높은 이용 편의성이다. 중세시대 영국의 전설적인 의적 이름인 로빈후드를 표방한 이 회사는 거래 수수료 무료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주식거래 건당 10달러 수수료를 받던 월가 금융기관에 반기를 들며 시작했다.

높은 수수료를 받는 월가에 반감을 갖고 있던 미국 밀레니얼 세대에게 무료 수수료 전략은 차별화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로빈후드는 리테일 고객들에게 (미국)국내주식, ETF, 옵션에 이어 암호화폐까지 수수료를 받지 않고 거래를 지원한다.

대신 잔고 이자수익, 마진트레이딩, 카드 수수료, 프리미엄 서비스 구독 방식 등으로 수익을 확보한다. 무엇보다 로빈후드는 혁신적인 사용자경험(UX)을 구현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가격적인 측면뿐 아니라 간편하고 직관적인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이 밀레니얼 세대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로빈후드 애플리케이션(앱)은 다양한 거래 상품에 맞는 트레이딩 툴을 제공하면서 처음 투자하는 투자자도 쉽게 접근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개인 주식투자 열풍에 힘입어 최근에는 기업가치 110억달러 이상 평가받기도 했다. 이 회사는 기존 금융업계 경쟁구도를 파괴하고 증권사들의 무료 수수료 경쟁을 촉발하며 메기효과를 제대로 일으켰다.

미국 대형 증권사 찰스스왑(Charles Schwab)은 2019년 9월부터 기존 건당 4.95달러에 달했던 온라인 주식, ETF 및 옵션 거래수수료를 전면 폐지했다.

찰스스왑의 수수료 체계 변화에는 여러 원인들이 있으나, 이 가운데 로빈후드 무료 주식거래 서비스의 인기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 모두 로빈후드가 미국 증권시장에 일으켰던 메기효과를 목표로 한다. 두 회사도 국내 증권시장에 기존 증권사가 하지 못한 사용자 중심 혁신성 구현을 꿈꾸고 있다.

다만 로빈후드 성공 전략 중 무료수수료는 국내 증권업계에서 더 이상 마케팅 전략이 되긴 어렵다. 국내 증권업계가 지금까지 비대면 주식거래 수수료율을 충분히 낮추어 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한국판 로빈후드'가 되기 위해선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즉 기존 증권사와 견줬을때 압도적인 격차를 제공해야 한다. 토스증권은 “기존 증권사에서 볼 수 없었던 고객 친화적인 인터페이스와 투자정보 서비스를 통해 초보 투자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토스증권은 무료 수수료 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유료 수수료를 기반으로 영업할 방침이다.

카카오페이증권도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으로 투자 경험이 부족한 사용자들도 보다 쉽고 재미있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투자 솔루션, 자문형 자산배분 서비스 등 사용자 중심의 투자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더 나아가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비대면 기반의 혁신적 자산관리 서비스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