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초투과성 분리막 이용 CO₂ 전환 시스템 개발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은 고동연 생명화학공학과 교수팀이 에너지 집약 산업체의 CO₂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산업 부산물을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하는 신개념 고체 탄산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중공사막 형태 '초투과성 분리막'을 이용해 연속적으로 CO₂ 포집과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량을 대량으로 줄일 수 있다.

미세다공성고분자 중공사막 모듈을 이용한 광물탄산화 공정 모식도
미세다공성고분자 중공사막 모듈을 이용한 광물탄산화 공정 모식도

고동연 교수팀이 개발한 고체 탄산화 기술은 CO₂와 알칼리 금속(칼슘, 마그네슘)의 자발적 결정화 반응을 이용하는 일종의 자연모방 기술이다. 이 기술은 CO₂를 열역학적으로 가장 안정된 탄소 저장체인 고체 탄산염으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고체 탄산염은 고품위 물성 제어를 통해 건설·토목 소재, 제지산업, 고분자, 의약, 식품, 정밀화학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개발 기술을 활용하면 CO₂ 배출량을 대폭 줄여 탄소배출권의 절약은 물론 고부가가치 생산물을 통해 추가적인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고 교수팀은 우선 미세다공성 고분자로 이뤄진 초투과성 분리막 기술을 통해 기존 공정 유닛보다 5~20배가량 작은 부피로 기존 공정 대비 50% 이상 뛰어난 물질전달 효율을 갖는 고체 탄산화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미세다공성 고분자는 회전할 수 없는 단단한 부분과 고분자 사슬이 뒤틀리는 지점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는데 기체 분자를 빠른 속도로 투과시킬 수 있어 가스 분리 분야에서 유망한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미세다공성 고분자를 속이 빈 실과 같은 중공사막 형태로 가공해 모듈화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렇게 제조된 초투과성 중공사막 모듈에 CO₂·질소 혼합 기체를 흘려보내면 CO₂만 선택적으로 빠르게 분리막을 가로질러 중공사막 외부의 알칼리 이온과 반응해 순간적으로 탄산염을 생성하는 원리를 연속식 모듈로 구현했다.

고동연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고동연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개발 기술은 부피 대비 표면적이 기존 시스템보다 수 배 이상 높아 매우 높은 공간 효율성을 갖는 분리막 모듈의 특성을 이용해 장시간의 연속 공정이 가능한 게 특징이자 장점이다. 이 때문에 CO₂ 전환 공정의 에너지 및 비용 대비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고체 탄산염을 활용하는데 높은 경제성뿐만 아니라 CO₂ 포집 및 전환(CCU) 기술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가 크다.

고동연 교수는 “신기술을 적용해 이번에 새로 개발한 고체 탄산화 시스템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발전소나 제철소, 시멘트 제조업체 등 관련 산업계의 탄소배출권 구매량을 줄일 수 있고 동시에 자원 재순환을 통해 경쟁력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