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은 이효영 나노구조물리연구단 부연구단장(성균관대 교수)이이끄는 연구진이 원가는 20배 싸면서 생산성은 약 6배 높고, 최소 4배 길게 지속되는 물 분해 촉매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물 전기분해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해 친환경 수소 보급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 생산 방법 중 유일하게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방법은 전기분해다.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것이다. 다만 이때 산소 발생 반응이 매우 느린데, 이것이 생산성을 낮추는 원인이 된다. 생산 속도를 높이는 촉매로 루테늄 산화물과 이리듐 산화물이 쓰이지만, 가격이 1㎏ 당 7만 달러가 넘는데다 24시간 이상 지속되기도 어려웠다.
연구진은 저렴한 코발트, 철, 극소량의 루테늄위에 산소 원자를 부착한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 이는 기존 촉매보다 20배 저렴하면서 성능은 뛰어나고 최소 100시간 이상 지속 가능하다.
전기분해 과정에서 산소는 4단계를 거쳐 만들어진다. 이 중 산소 발생 직전 단계인 'OOH'는 안정화가 어려워 이후 산소 발생 효율을 낮추게 된다. OOH 생성은 가장 많은 에너지가 드는 단계다.
연구진은 촉매 표면에 산소를 미리 흡착하면 OOH를 안정화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표면 산소량을 조절하기 쉬운 코발트-철 합금을 만들어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촉매 결정에 산소 원자 8개를 붙였을 때 가장 산소 발생량이 높음을 확인했다. 여기에 루테늄 원자를 더해 했다.
개발 촉매는 기존 대비 생산량이 약 6배 많았고, 훨씬 낮은 전압으로 산소를 발생시킬 수 있었다. 산소 발생속도가 빠를수록 전류밀도(면적대비 전류량)가 증가한다. 연구진이 개발한 전기촉매는 180밀리볼트(㎷) 낮은 전압으로 물 분해가 가능하다. 에너지 효율이 높다.
연구진은 또 코발트-철 합금이 100시간 이후에도 구조 변화가 없음을 확인했다.
이효영 부연구단장은 “물 분해를 통한 친환경 수소를 석유·석탄 부생 수소보다 싼 가격으로 만드는 일은 오랫동안 한계에 직면해 있었다”며 “저렴한 고효율 산소 발생 촉매를 개발함으로써 탈탄소화 친환경 수소경제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