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이 등장하는 이른바 '키즈 유튜브'에서 아동학대가 일상적으로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정익중 교수 연구팀은 기존의 아동학대 개념을 유튜브에 최초로 적용한 연구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정익중 교수와 강희주 박사는 지난해 7월부터 6개월간 아동이 출연한 유튜브 40개 채널 총 4690개 동영상을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방임으로 분류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사전에 기획되고 공개된 촬영 과정을 거치는 유튜브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발생율은 3.24%로 나타나 아동학대에 대한 낮은 인식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대 유형별로는 방임(42.3%), 정서적 학대(34.4%), 신체적 학대(23.3%) 순으로 집계됐다. 유튜브에선 노골적 신체 학대보다는 학대 여부 판단이 모호한 방임과 정서적 학대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연구 모니터링 하는 과정에서 부모가 아동이 보는 앞에서 악플을 노골적으로 읽는 행위, 3세 영유아에게 탄산수를 먹여 놀라게 하고 우는 아이를 보며 즐거워하는 행위, 평소 아동이 간절히 원했던 것을 거짓선물로 연출하는 행위, 아동을 몰래카메라 제작에 참여시키는 행위, 성인 위주 고가이벤트를 진행시키며 구걸하듯이 구매와 구독요청을 시키는 등 아동을 부모의 소유물이나 장난감처럼 다루는 영상들이 다수 발견됐다. 이밖에도 영상 및 댓글에서 언어폭력도 발생했다.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뿐 아니라 아동을 방임하는 것도 아동의 건강과 정상적 발달을 저해하는 아동폭력에 해당된다. 그러나 유튜브의 경우 조회수가 높을수록 광고 수익을 얻는 구조로 이뤄져 부모들이 '먹방', '상황 설정', '일상' '몰카'와 같은 콘텐츠에 자극적 영상을 많이 제작해 아동을 학대상황에 노출시키기 쉽다.
연구팀은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먼저 유튜브에 처음 진입하는 모든 아동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아동학대 자가 진단을 시행해 사전에 학대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미 구독수가 높은 채널은 스스로 아동학대에 대한 검열의 눈을 가질 수 있지만, 막 시작한 채널은 사람들의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지속적 모니터링과 전담 부서 신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아동권리학회지 24권 4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