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하반기부터 디지털 뉴딜 사업을 본격화한 가운데 인공지능(AI) 바우처 사업에 대한 업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AI 스타트업은 기술력을 알리는 계기를 만들고, 일반 기업은 AI를 도입해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는 등 AI 생태계 저변을 확대하는데 주효했다는 평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AI 바우처 추경 사업이 종료 한 달을 남겨두고 참여 기업 만족도가 높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올해부터 진행한 AI 바우처 사업은 AI 솔루션 적용이 필요한 중소·벤처기업(수요기업)에게 바우처를 발급하고, 수요기업이 중소·벤처기업이 제공하는(공급기업) AI 솔루션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AI 바우처 사업은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추진됐다.
AI가 산업 곳곳에 중요한 기술로 주목받으면서 AI 기술개발과 도입 확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대기업은 AI 인력을 충원해 AI 관련 신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자사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를 도입하거나 관련 투자를 강화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대기업에 비해 여력이 없어 AI 기술을 개발해도 알릴 기회가 적고, 고가의 AI를 도입하기도 어려웠다.
AI 바우처 사업은 정부가 직접 자금 일부를 지원해 AI 기술 개발 기업과 AI 기술 도입 기업 모두에게 AI 적용·활용 기회를 제공하고자 추진됐다.
올해 1차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서 올해 추경예산 편성으로 추가 사업이 9월부터 시작됐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악화된 경제 상황을 이겨내기 위한 돌파구로 AI 경쟁력 강화가 꼽히면서 정부는 디지털 뉴딜 핵심으로 데이터댐과 AI 바우처 사업을 적극 지원했다.
지난 9월부터 사업이 시작한 후 수요·공급기업 모두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둔다.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 인젠트는 AI 바우처 사업 덕분에 새로운 사업 활로를 찾았다.
인젠트는 기존 사업 영역에 AI를 강화해 경쟁력을 확보하려 했다. 그러나 AI 인재 확보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최근 AI 바우처 사업에 수요기업으로 선정되면서 AI 솔루션 개발이 탄력받았다. 인젠트는 AI 기반 위험탐지 기술력을 보유한 이스트소프트(공급기업)와 계약을 맺었다. 단순 AI 솔루션만 구매한 것이 아니라 기술력까지 전수받아 사업 연속성을 확보했다.
인젠트 관계자는 “AI 바우처가 없었다면 여전히 AI 인력 찾느라 시간을 낭비했을 것”이라면서 “AI 기술력을 보유한 전문기업과 함께 협업하고 기술까지 확보하면서 AI 관련 신규 시장을 개척할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머니브레인도 AI 바우처 사업 효과를 톡톡히 체감 중이다.
머니브레인은 설립 만 4년차 AI 스타트업이다. 딥러닝으로 영상음성 합성 솔루션을 개발, 이 분야 떠오르는 스타트업이지만 회사를 알리기 쉽지 않았다. 머니브레인은 AI 바우처 사업 공급기업으로 선정된 후 8개가량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며 바쁜 연말을 보낸다. 법무법인을 비롯해 키오스크 회사 등 다양한 분야 기업이 AI 바우처 덕분에 머니브레인 기술을 도입해 신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머니브레인 관계자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고가의 AI 솔루션을 판매하고 알리기가 쉽지 않다”면서 “AI 바우처 사업 덕분에 중소기업, 스타트업까지 AI 솔루션을 알리고 사업 저변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AI 바우처는 공급기업뿐 아니라 수요기업 입장에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드는 윈-윈 사업”이라면서 “더 많은 기업이 AI 바우처 혜택을 받아 국내 AI 생태계 전반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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