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공동연구를 통해 손상된 신경을 전기치료 후, 몸속에서 스스로 녹아 사라지는 생분해성 전자의료기기가 개발됐다.
고려대 바이오의공학부 구자현 교수 연구팀과 미국 노스웨스턴대 최연식 박사의 공동연구를 통해 절단된 말초신경을 전기치료하고 사용이 끝난 후에 몸에서 스스로 분해돼 사라지는 전기치료법을 개발했다.
교통사고, 산업재해 등 일상 중 발생하는 말초 신경손상은 미국에서는 연간 20만 건, 국내에서는 연간 만건 이상 보고되는 흔한 부상이다. 말초신경이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어느 정도 회복하지만, 재생속도가 느려 신경재생이 불가능해지거나 부상 정도에 따라 영구적 근육장애도 나온다. 재생 및 재활중에 신경재생속도가 근육회복률 및 후유증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신경재생을 가속하기 위한 연구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자극을 통해 신경재생을 촉진 시키는 생분해성 전자약의 효능이 주목받고 있다.
전자약이란 전기신호를 통해 체내의 장기, 조직, 신경 등을 자극해 세포 활성도를 향상시켜 재생속도를 향상시키거나 생체반응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치료하는 기술을 포함한다.
생분해성 전자약은 체내에서 삽입돼 무선으로 작동할 뿐만 아니라 치료후에 신경을 감싼 전극이 주변 조직에 의해 안전하게 분해 흡수된다. 사용 후 전자약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경의 2차 손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획기적 기술이다. 구자현 교수 연구팀이 2018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이다.
연구진은 생분해성 전자약 전극을 생체조직과 유사하게 늘어나는 구조로 설계·제작했다. 크기는 약 1cm의 동전 정도다. 그 결과 전자약 수명을 기존 6일에서 2주 이상 향상시켰고, 획기적 전자약 수명연장으로 원부위(distal)에도 효과가 있음을 세계 최초로 검증했다.
연구진은 생분해성 무선 전자약 기술이 외상성 뇌손상 및 척추손상 등 중추신경 재활과 부정맥 치료 등을 위한 단기 심장박동기에도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구자현 교수는 “생분해성 전자의료기술과 무선통신이 결합된 의료기기를 개발함으로써, 환자 맞춤형 신경치료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기존의 획일화된 전기치료법에서 벗어나 복합 전기치료가 가능해져 전기치료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기본연구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연구결과는 25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온라인 게재됐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