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블록체인 업계 메인 키워드는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와 탈중앙화금융(디파이)이 될 것입니다. 중앙화 정책인 CBDC와 탈중앙 지향인 디파이가 동시에 수면 위로 급부상한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업비트개발자콘퍼런스 2020(UDC 2020)의 '블록체인, 미래의 답을 찾다' 개회대담에서 올해와 내년 키워드로 각각 CBDC, 디파이를 선정했다. CBDC와 디파이는 UDC 2020 핵심 주제이기도 하다.
◇CBDC, 중앙은행·시중은행 모두 주목
CBDC는 중앙은행이 발급하는 디지털화폐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코인과 디지털화폐는 다르다. 디지털 금융이라는 새로운 금융질서에서 CBDC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CBDC는 정부가 발행하는 만큼 중앙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익명성 기능이 제한됐고 가치 변동성이 적다. 자금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 세수 확보, 자금 경로 추적에도 용이하다. 블록체인과 분산원장 기술을 토대로 구현하며 기존 법정통화와 1대1 교환이 가능하다.
익명성이 보장되고 탈중앙화 기반으로 작동되며 가치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과는 하늘과 땅 차이인 셈이다.
세계 각국이 CBDC 속도전에 뛰어들었다. 새로운 금융질서 패권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CBDC 시장에 발 빠르게 뛰어든 것은 중국인민은행이다. 인민은행은 자국민 5만명에게 1인당 200위안씩 디지털 위안화를 시범 배포했다. CBDC 실사를 위한 예행연습이다. 미국 역시 중앙은행(Fed)을 중심으로 디지털 달러화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현재 한국은행은 CBDC를 송금, 결제에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올해를 원년으로 내년부터 각국 성과물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은행뿐 아니라 시중은행 차원에서도 CBDC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최근 KB국민은행은 한국디지털에셋(KODA)에 전략적 투자를 발표했다. 디지털 자산 시장에 전격 진출한 것이다. CBDC를 비롯한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자산 보관, 거래, 투자 분야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석우 대표 “블록체인 업권법 마련해야”
이 대표는 CBDC, 디파이 등 블록체인 생태계 안착을 위한 업권법 마련을 촉구했다. 각국에서 블록체인 생태계가 안착하기 위해선 제도 기틀이 필수적이다. 규제 불확실성 속에서는 산업이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디파이와 CBDC 부상 역시 제도화 흐름 결과물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현재 제도적으로 블록체인 업권법이 없다. 법적 정의, 규칙이 없다. 규제와 진흥이라는 양 축이 함께 있어야 산업이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한다”면서 “올해는 특금법 개정안과 시행령 등으로 정책적인 부분에서 업계의 여러 제도적인 기틀을 마련한 한 해다. 내년에는 이와 관련해 훨씬 더 많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파이, 거품 논란 속에서도 중요성↑
CBDC와 달리 디파이는 탈중앙화의 대표주자 격이다. 커스터디와 함께 디지털금융 시대에서 각광받는 분야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는 물론 시중은행에서도 디파이 사업에 대한 검토 작업이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다.
은행과 같은 중개자 대신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거래자 간 금융거래가 이뤄진다. 그동안 금융 인프라 혜택에서 소외됐던 사람들에게는 디파이가 실질적인 대안으로 떠올랐다.
특히 디파이 시장은 올들어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10조원이 넘는 거액 자금이 디파이 시장에 몰렸다. 디파이는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또 다른 가상자산으로 이자를 지급하는 모델을 앞세워 흥행에 성공했다.
디파이 성장 이면에는 거품 논란이 상존한다. 투자자가 몰리면서 파생 코인 가격이 급상승했다. 가격 변동성이 급격해지면서 급상승하던 디파이 파생 코인 가치가 순식간에 휴지조각이 되는 사례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파이 관련 논란과 소음보다는 기술 혁신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표】UDC 2020 연설 일정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