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내년부터 출시하는 배터리 전기차에 세계 최초로 적용하는 무선 충전 기술을 비롯해 차에 저장된 전기를 자유롭게 꺼내 쓸수 있는 V2G(Vehicle to Grid)·V2L(Vehicle to Load)과 400V·800V 멀티형 초급속 충전기능까지 탑재한다. 각종 차량에 적용한 현존하는 최신 기술을 모두 담는다. <본지 11월 13일자 1면 참조> <본지 10월 5일자 3면 참조>
현대차그룹은 2일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E-GMP 디스커버리' 행사를 열고 E-GMP 실물을 공개했다. E-GMP는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의 뼈대가 되는 첫 전용 플랫폼이다. 내년에 출시되는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차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 등부터 적용된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독자 기술로 완성됐다.
E-GMP 적용으로 현대차그룹은 지금까지 내연기관차 플랫폼 기반의 개조형 전기차와는 달리 넉넉한 실내 공간과 대량 생산성 향상에 따른 가격 경쟁력, 대용량 배터리 장착에 따른 무게밸런싱 등 전동화에 최적화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바닥을 편평하게 설계하기 때문에 엔진과 변속기·연료탱크 등이 차지했던 공간을 실내 공간으로 대폭 늘린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통해 기존의 우수한 효율성에 더해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차급까지 그 기술 리더십을 더욱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E-GMP를 활용해 중대형 세단뿐 아니라, CUV·SUV부터 고성능·고효율 모델까지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플랫폼 확장으로 7인승급 대형 차량까지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내년부터 출시되는 전기차는 E-GMP를 기반으로 현존하는 모든 최신의 기술을 모두 담았다.
일부 차량에는 배터리 전기차 최초로 무선 충전 기술이 탑재된다. 정진환 전동화개발실 상무는 “무선충전은 차량 쪽에서 받아주는 부분이 있고, (외부)인프라로 바닥면에서 전기를 전달해주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이 양쪽의 기술을 보유했고, 시장환경 변화에 따라 적용 시점이 다를 수 있지만, 차량에 (무선충전 기술을) 장착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향후 E-GMP 전용 전기차에는 세계 최초의 400V/800V 멀티 급속충전 기술이 적용된다.
기존 800V 고전압 충전시스템의 전기차는 400V 급속충전기를 사용하기 위해 별도의 부품이 필요했지만, E-GMP는 이런 단점을 보완해 별도의 부품 없이 초고속 충전기와 기존 급속충전기를 모두 이용하도록 제작된다. 이는 차량의 구동용 모터와 인버터의 남은 에너지를 활용한 일종의 전력제어 부스터(booster) 기술로, 충전시설 이용에 높은 호환성을 제공한다. 800V 충전 시스템을 이용하면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하다. 5분 충전으로 100km를 주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E-GMP는 모듈화 및 표준화된 통합 플랫폼이어서 고객 요구에 따라 단기간에 전기차 라인업을 늘릴뿐만 아니라, 제조상의 복잡도가 크게 줄어들어 생산효율이 높아 수익성 개선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차량에 저장된 전기에너지를 외부로도 자유롭게 공급할 수 있는 V2G(Vehicle to Grid)와 V2L(Vehicle to Load) 기능 등도 장착된다. 이는 일반주택의 공급 계약전력인 3㎾보다 큰 3.5㎾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고, 배터리 용량에 따라 17평형 에어컨과 55인치 TV를 동시에 약 24시간 가동할 수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