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엘포인트 해외 전환 서비스' 1년만에 무기한 중단

롯데멤버스 엘포인트 해외 전환 서비스
롯데멤버스 엘포인트 해외 전환 서비스

롯데그룹이 통합 멤버십 엘포인트의 해외 전환 서비스를 1년 만에 잠정 중단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출입국이 제한되면서 포인트 전환 이용률도 급감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멤버십 생태계를 구축해 국내외 사업간 시너지를 기대했던 롯데의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멤버스는 이달 29일부터 한국과 인도네시아간 엘포인트 전환 서비스를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

롯데멤버스는 지난해 말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현지 엘포인트와 국내 엘포인트를 연동해 상호 전환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한국 3개국에서 적립한 엘포인트를 상호 전환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국내 고객의 동남아시아 여행이 늘었을 뿐 아니라 한류 열풍으로 한국을 찾는 동남아 방문객 또한 급증하면서, 포인트 연동을 통해 각국에 위치한 롯데 계열 매장을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론칭 직후 시작된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엘포인트 전환 서비스 이용률은 한 달 수십 건 수준에 그쳤다.

특히 이번에 전환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인도네시아의 경우 코로나 누적 사망자수가 1만명을 넘어서면서 출입국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인천·자카르타 노선뿐 아니라 대표 휴양지인 발리도 외국인 관광이 중단됐다.

롯데의 인도네시아 사업도 타격을 받았다. 롯데면세점은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자카르타 시내 면세점 운영을 종료하고 현지 법인도 청산했다. 현지 온라인 사업도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롯데쇼핑은 현지 살림그룹과 합작 설립한 '인도 롯데 막무르' 지분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현지 사업장이 줄면서 엘포인트 사용처도 축소됐다. 롯데쇼핑은 3분기 기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롯데마트 49곳과 백화점 1곳을 운영 중이다. 마트를 중심으로 현지 매장을 늘려가고 있지만 3분기 누적 인도네시아 사업 영업이익이 44% 줄며 부진했다.

롯데는 포스트 차이나로 점찍은 동남아 사업과 국내를 잇는 통합 멤버십 제도의 포인트 전환을 통해 글로벌 사업간 시너지를 강화하려 했지만 갑작스러운 코로나 사태로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롯데멤버스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양방향 모두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포인트 전환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현지 법인 마케팅을 최소화해 운영 효율화를 도모하기 위함이며 상황이 개선될 경우 다시 서비스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