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안암병원이 이달 말 국내 상급종합병원 최초로 정밀의료병원정보시스템(P-HIS) 사업을 통해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 병원정보시스템(HIS)을 도입한다. 내년 3월에는 기존 HIS를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완전 전환한다.
이상헌 P-HIS 사업단장(고려대안암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은 6일 “지난 10월 말 P-HIS 개발을 마치고 통합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테스트를 마치는대로 이달 말 시스템을 병행 오픈한 후 내년 3월 말에는 기존 시스템을 완전 중단하고 신시스템을 100%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려대안암병원을 시작으로 고려대의료원 산하 병원인 고려대구로병원, 고려대안산병원에 2개월 간격으로 시스템을 순차 오픈할 계획이다. 이후 전국 2~3차 병원 보급을 목표로 한다. 내년에는 8개 병원, 2022년에는 14개 병원 등으로의 확산을 계획하고 있다.
P-HIS는 전자의무기록(EMR)·처방전달시스템(OCS)·의료영상정보저장전달시스템(PACS) 등을 포함해 병원 운영 전반에 필요한 진료, 진료지원, 원무·보험업무 등 HIS 기능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개발하는 국가전략프로젝트다.
고려대의료원은 2017년 P-HIS 개발 주관사업자로 선정돼 클라우드 HIS를 개발해 왔다. 연세대의료원, 삼성서울병원 등 의료기관이 참여한다. 삼성SDS가 시스템을 개발하고 네이버클라우드가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한다.
클라우드 HIS는 고품질의 의료 데이터를 수집하는 인프라 역할을 한다. 맞춤형 정밀의료를 위해서는 충분한 임상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병원마다 쓰는 프로그램과 용어가 달라 빅데이터화가 어려웠다. P-HIS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각기 다른 병원에서도 하나의 병원처럼 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삼성서울병원과는 의료용어 및 코드 8만9004건에 대한 표준화 작업을 마쳤다.
수집된 임상 데이터와 환자의 유전체 데이터, 개인건강기록(PHR)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분석, 개인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정밀의료를 제공할 수 있다. 질환 진단과 예측에 활용하는 인공지능(AI)을 개발하거나 바이오·제약사와 공동 연구, 신약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
클라우드 HIS는 24개 공통 모듈과 14개 선택 모듈로 구성됐다. 개별 병원의 규모와 특성에 맞게 모듈을 선택할 수 있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AI 분석 서비스를 통해 지방 중소병원도 수도권 대형병원 수준의 고품질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의료 격차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단장은 “P-HIS를 통해 고품질의 의료 데이터 수집 기반이 마련돼 환자들에게 더욱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후 AI나 신약 개발 기업과 협력,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장기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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