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반전카드는 '개각'...추-윤 갈등·부동산에 싸늘한 민심 되찾을까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꺼내든 '개각 카드'가 추미애-윤석열 갈등과 부동산정책 실패 논란 등으로 뒤집힌 지지율을 만회할지 주목된다. 추-윤 갈등과 부동산 시장 불안정이 계속되는데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인사검증에 당력을 집중키로 하면서 상황은 녹록치 않다.

문 대통령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국토교통부 등 4개 부처 장관을 교체키로 결정하고 지난 4일 후보자를 지명했다. 행안부는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복지부는 권덕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 여가부와 국토부는 각각 정영애 한국여성재단 이사,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다.

청와대는 4개 부처 개각과 관련 '여러가지 정책 수요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갑작스러운 인사 발표가 아닌 준비된 인사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각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분들은 사실 준비기간이 조금 됐다. 여러 상황 때문에 밀려오다 지금 발표됐다”고 설명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 교체가 경질성으로 해석되는 것은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우리 정부 원년 (내각)멤버로 그동안 맡은바 소임을 다했다”며 “실적이 부진했다든가 성과를 못 냈다는 경질은 아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설명과 달리 문 대통령을 비롯해 집권여당을 향한 지지율은 급락했다. '콘크리트' 지지율이라 불리던 40%가 깨졌다.

청와대는 지지율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청와대 내부에서도 현 상황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소폭이긴 하나 이번 개각이 추-윤 갈등, 부동산 급등 등으로 싸늘해진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반전 카드'인 셈이다.

야당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송곳검증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논평에서 “이번 개각은 국민이라는 '수요자' 위주가 아니라 정부라는 '공급자' 위주”라며 “청문회에서 후보자들을 끝까지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공세 초점은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쏠리는 모양새다. 변 후보자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설계자로 불리는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문 대통령 공약사업인 '도시재생 뉴딜'의 기초를 함께 닦았다.

SH 사장 시절에는 당시 서울연구원장인 김 전 실장과 서울형 도시재생 사업도 주도했다. 현재 두 사람은 한국공간환경학회 고문으로 함께 활동 중이다.

변 후보자가 현 정부 부동산정책에 “이명박·박근혜 정부보다 낫다. 제일 잘한다”고 언급하고 부동산 급등 이유를 '부동산 커뮤니티'라고 지적한 부분에 대한 공세도 예상된다.

한편 후보자 가운데 전해철 의원은 6일 서울 광화문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로 출근했다. 전 후보자는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많은 국민이 걱정하고 어려운 상황이다. 방역을 철저히 하는 등 국민 안전을 (인사청문회 준비에)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