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기차 보조금(승용 기준)이 올해보다 100만~200만원 줄어들고, 고가 차량에 대한 정부 보조금이 아예 제한될 전망이다. 대신에 보조금이 지원되는 물량은 대폭 늘어난다.
환경부가 국회 제출한 내년도 전기차 보급 예산안에 따르면 전기차(충전기 포함)에만 1조1195억원을 투입, 전기차(전기스쿠터 2만대 포함)를 총 12만1000대 보급한다.
승용 전기차 7만5000대와 전기트럭 2만5000대를 비롯해 모두 12만1000대의 전기차를 보급하는데, 차량 당 보조금은 15~20% 줄어든다. 정부는 지금까지 한정된 예산을 고려해 보급 물량을 늘리는 대신 2년 단위로 차량 당 개별 보조금을 줄여 왔다.
이에 승용 전기차 보조금은 올해 최대 820만원에서 720만원 수준으로 내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고 보조금에 추가로 지원했던 지방자치단체 보조금(300만~500만원)도 대당 100만원 안팎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내년에 개인이 받는 승용 전기차 보조금은 올해와 비교해 100만~300만원 줄어든 1000만~1200만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또한 정부는 내년부터 고가 차량에 한해 보조금 지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현재 지급 기준을 마련 중이다. 업계는 정부의 보조금 지급 상한선을 6000만~7000만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내년 신차 13종 가운데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1500만원을 지원받는 모델은 현대·기아차 신차 전기차를 포함한 6종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테슬라 '모델Y',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 벤츠 'EQA' 등의 보조금 지원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들 차량은 기본과 옵션 사양에 따라 트림별로 보조금 지원 여부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판매 가격이 5000만원대가 예상되는 테슬라 모델Y의 표준형 트림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지만, 7000만원이 크게 넘는 모델Y 롱레인지 트림은 어려울 수 있다. 제네시스 'eG80', 벤츠 'EQS', BMW 'IX3', 아우디 'e트론 스포츠백' 등 고가의 전기차 모델은 보조금을 받지 못할 확률이 높다.
전기버스도 6년 만에 처음으로 국고 보조금이 1억원에서 8000만원으로 줄어든다. 대신 보급 물량이 올해 650대에서 1000대로 늘어난다. 전기트럭 역시 올해 1만3000대, 국고 보조금 1800만원에서 2만5000대, 보조금 1600만원으로 변경된다.
정부가 보급하는 충전기는 초·급속 1500기(기당 4000만원), 완속 8000기(약 300만원)로 올해 가격과 물량 모두 비슷하게 책정됐다.
문재인 정부는 2022년까지 전기차 43만3000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국내 전기차 누적 보급수가 12만대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2년 동안 30만대 이상을 보급해야만 가능한 수치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