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동 인구 급감...'디지털 세계화' 급가속

DHL, '2020 DHL 글로벌 연결지수' 보고서 발표

세계적인 국제특송기업 DHL과 뉴욕대학교 스턴 경영대학이 지난 3일 '2020 DHL 글로벌 연결지수(DHL Global Connectedness Index 2020)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진행된 세계화에 대한 첫 종합적 평가를 담고 있다는 점에 그 의미가 있다. 169개 국가 및 지역 내 무역, 자본, 정보, 사람의 국제 흐름을 분석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한국은 세계화 종합 순위 22위에 올랐다.

2020 DHL 글로벌 연결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국경폐쇄, 여행금지, 여객기 운영 중단과 같은 코로나19 팬데믹 거리두기 영향으로 글로벌 연결 지수는 크게 하락할 예정이나,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만큼 밑돌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무역과 자본 흐름은 이미 일정 수준 회복된 것으로 파악되며 팬데믹 기간동안 대면접촉을 대신한 인터넷 트래픽, 모바일, e커머스 사용 증가 등 국제적인 데이터 흐름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2020 DHL 글로벌 연결 지수(GCI) 보고서
2020 DHL 글로벌 연결 지수(GCI) 보고서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억제를 위해 국경봉쇄 및 여행금지가 반복되며 유례없는 인구 흐름 붕괴가 나타났다. 최근 UN 전망에 따르면, 외국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은 2020년 70%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국제 관광은 2023년이 돼야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무역, 자본과 정보의 흐름은 놀라울 정도로 잘 유지되고 있으며, 국제 무역은 팬데믹 초기 급격하게 감소했으나 이후 강하게 반등했고 전 세계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 역할을 하고 있다.

자본의 흐름을 보면, UN 예상대로 외국인 직접 투자(FDI) 흐름이 30~40% 감소했으나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강력한 대응 정책으로 시장은 안정을 되찾아갔다. 정보의 흐름에 있어 일, 교육, 놀이 등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며 디지털 흐름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난다. 사람과 기업이 디지털로 더욱 강하게 연결되는 것과 함께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이 두 자리 수 증가했다.

2020 DHL 글로벌 연결지수는 350만개 이상의 데이터를 활용해 2001년부터 2019년까지 169개국의 세계화를 추적한 것으로, 국가 간의 연결 정도(depth, 국제 교역 비중)와 범위(breadth, 다양한 국가와의 교류 정도)에 따라 각국의 글로벌 연결지수를 측정했다.

현재 글로벌 연결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는 네덜란드로 싱가포르, 벨기에, 아랍에미리트, 아일랜드가 뒤를 잇는다. 한국은 글로벌 연결지수 종합순위 22위를 차지했으며, 연결 정도는 78위, 연결 범위는 5위를 기록했다. 연결 정도는 내수 경제 규모 대비 대외 경제 활동 규모를 나타내며, 연결 범위는 얼마나 많은 국가와 교류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한국과 가장 많이 국제 교류를 한 나라는 중국이 1위로, 미국, 일본이 그 뒤를 이었다.

보고서 저자이자 뉴욕대학교 스턴 경영 대학 수석 연구학자인 스티븐 알트만은 “이번 보고서는 전염병으로 인해 세계화가 붕괴된 것이 아니라 국가간 연결방식이 변화한 것을 보여주며, 국가간 연결고리가 무너지고 전 세계가 위기에 직면했을 때 협력이 가장 중요함을 시사한다”며 “국제적인 흐름을 통해 세계화가 더 진행된 국가들이 더 빠르게 경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처럼 더 강한 글로벌 연결성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의 회복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