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첨단 기술 대표 기업들이 차세대 기술 확보와 산업 발전을 위해 소재·부품·장비 업체 간 협력 필요성을 역설했다. 삼성전자, 셀트리온 등 국내 기업뿐 아니라 세계적 반도체 업체인 ARM도 협력에 적극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8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과 전자신문사 공동 주최로 온라인으로 중계된 '글로벌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테크페어'에서는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ARM, 셀트리온, 세아창원특수강 등 국내외 유력 기술 회사들이 소부장 생태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황선욱 ARM 지사장은 “국내 시스템 반도체를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서 유니콘 팹리스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혁신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ARM은 세계적 반도체 설계자산(IP)회사다. 1765개 이상의 독자 반도체 설계 라이선스를 500개 주요 정보기술(IT) 업체가 활용하고, 지난해 세계 시장에 출하된 250억개 칩에 ARM의 IP가 적용됐을 만큼 글로벌 칩 설계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ARM은 '플렉서블 액세스'라는 프로그램으로 국내 중소 팹리스 업체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코어텍스 M-33 등 최근 2년 이내 ARM이 개발한 핵심 IP의 75%를 추가 라이선스 계약비 없이 자유롭게 사용하는 게 골자다. 특정 라이선스를 개별 계약한 기존 방식과 다르다. 중소 팹리스 위주인 국내 산업계를 위한 '한국형' IP 프로그램이라는 게 ARM의 설명이다.
황 지사장은 “IP 사용료를 설계 완료 이후 지불하도록 해 초기 개발 비용과 라이선스 진입장벽을 낮추고, 국내 사용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시스템온칩(SoC)을 개발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시스템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도 새로운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계 1등 사업으로 육성 중인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력을 강조했다.
정무경 삼성전자 상무는 “파운드리 생태계 프로그램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를 운영하며, 설계 자동화(EDA) 툴, IP 등 디자인 인프라와 패키징까지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원스톱 솔루션으로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 상무는 “새로운 생태계 안에서 긴밀한 협력을 통해 SAFE를 성장시키고, 고객의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도 이번 행사에서 바이오 소부장의 중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양현주 셀트리온 상무는 국내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서 10% 내외에 불과한 바이오 소부장 시장의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양 상무는 “셀트리온처럼 의약품을 만드는 수요기업은 조달 안정화와 원가 절감을 위해, 공급 기업은 소부장 시장 진출을 위해 소부장 생태계를 육성해야 한다”면서 “수요-공급기업 간 소통하면서 제품을 연구한다면 개발 기간도 줄어들어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로 8회째 열리는 글로벌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테크페어는 글로벌 업체와 국내 회사 간 협력, 공급-수요 기업 간 상생 방안을 모색하는 취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온라인으로 개최돼 1000여명의 청중이 강연을 시청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