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러스트(옛 엔사이퍼시큐리티)가 하드웨어보안모듈(HSM) 기술을 바탕으로 한국 사설인증 시장을 공략한다.
김기태 엔트러스트 한국일본지역 영업이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자산 중요성이 커졌다”면서 “엔트러스트는 디지털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HSM 제품을 국내 공급한다”고 말했다.
HSM은 공개키기반구조(PKI) 기술을 근간으로 한다. 암호화 보안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물리적으로 개인 키를 별도 키 저장 공간에 보관할 수 있으며 고도의 안정성을 제공한다. 위·변조가 불가능하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네트워크 보안 위협을 최소화하는 데 활용된다. 블록체인, 모바일 결제, 웹 서버 등 기업 앱 신뢰 확보를 위해 다수 도입된다.
클라우드와 인증 분야에서 PKI 이용은 급증하는 추세다. 엔트러스트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 애플리케이션(앱) 인증에 PKI를 도입한 비율이 96%로 나타났다. 글로벌과 비교해 14%P 높은 수치다. HSM 시장 역시 정보보호 규제와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대표 레퍼런스로는 '정부24'가 있다. 엔트러스트는 지난해 5월 '정부24' 디지털 증명서 발급 시스템에 '엔사이퍼 엔쉴드 HSM'을 공급했다. 약 5000만장 인증서를 포함하는 세계 최대 규모 인증 사업이다. 클라우드 기반 인증 서비스로 이용자는 모바일 기기로 '정부24' 서비스에 인증, 다양한 정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국세 납부, 전자 의료 보건 정보, 거래 증명, 맞춤형 서비스 등 정부 서비스 7만여종이 엔트러스트 HSM을 통해 배포된다. 행정안전부는 국민이 사용하는 약 5000만개 디지털 증명서를 저장하기 위한 가장 안전한 장치가 HSM이라고 판단했다. '정부24' 사례는 유례 없는 대규모로 진행된 인증 프로젝트였던 만큼 엔트러스트 글로벌에서도 모범 사례로 공유됐다.
회사 측은 개정 전자서명법 시행 이후 사설인증 사업자와 협력하면서 시장을 넓혀갈 것으로 기대한다. 국세청 연말정산 시스템에 사설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섯 개 기업이 모두 엔트러스트와 HSM 기술 관련 컨설팅을 거쳤다. 사설인증뿐만 아니라 전자문서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이다. 암호화폐 거래소 역시 보안을 위해 엔트러스트 HSM 장비를 도입했다.
김 영업이사는 “HSM 업체로서 한국 사설인증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기기 인증 요구사항이 지속 늘어나는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전환과 부상하는 사설인증 시장에서 HSM을 통해 디지털 정보와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엔트러스트는 글로벌 정보보안 기업 엔트러스트 소속이었다가 지난달 30일자로 공식 편입됐다. 사명 역시 기존 엔사이퍼시큐리티에서 엔트러스트로 브랜드명이 통합됐다. 당초 엔트러스트는 글로벌 방위산업 기업 탈레스로부터 2018년 분리 독립한 뒤 지난해 엔트러스트에 인수됐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