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드론(PAV)을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은 도심항공교통(UAM)만이 아닙니다. 레저·관광, 긴급출동 분야에도 눈을 돌려야 합니다.”
정일 드론월드 대표는 국내 유인드론 개발 역량을 높이고 관련 중소기업을 키우기 위해 도심항공교통 외 다른 분야 활용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유인드론을 직접 개발한 데 이어 비행에 성공한 국내 두 개 중소업체 중 한 곳인 '드론월드'를 창업, 이끄는 인물이다.
최근 중국 드론업체 이항이 K-드론관제시스템 실증 행사에 대표로 선정돼 드론 택시를 시연한 것을 이유로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진단했다. 국내에서 유인드론 실제 비행까지 성공한 곳이 두 곳에 불과하고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국산화가 드물어 관련 생태계가 열악하기 때문이다.
유인드론 활용 시장을 대기업에서나 가능한 UAM 사업 위주로 진행하는 것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에서는 리프트 에어크래프트사가 관광용 유인드론 사업을 진행했고, 중국 곳곳에서 유인드론을 활용한 관광·레저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해외에서는 유인드론을 UAM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른 분야에 도입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시도는 관련 실증데이터, 운영 경험의 축적 등으로 이어져 유인드론 산업의 다양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중국산 드론 택시가 서울 여의도 일원을 비행한 것을 두고 국내 기업의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그보다는 지금껏 견줄 수 있는 역량을 쌓을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봐야 한다”면서 “UAM은 관제·운영시스템 개발 및 운용, 버티포트 등 구축에 수조원 이상이 필요한 만큼 애초부터 중소기업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레저·관광과 긴급출동 분야를 유인드론 개발 업체가 나아갈 방향으로 제시했다. 레저·관광은 운영 경험 획득에, 긴급출동은 효용가치에 방점을 찍었다. 이를 위해 정부부처로부터 과감한 규제 혁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인드론 테마파크에 사업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규제 해제를 요청했지만 제도 미비 등으로 진행이 불가능했다”며 “하지만 시장의 가능성과 그 유발효과를 주목해야 한다. 정해진 구역에서 비행고도 및 거리를 제한하고, 그물망 설치 또는 운영 환경 측면에서 안전성을 확보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이어 “산악이나 고립된 섬에서 인명 구조, 구호 물품을 전달할 때는 헬기보다 접근이 용이하고 비용적 측면에서 유인드론 활용 가치가 더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충청=강우성기자 kws924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