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내 완전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용 400㎾급 초급속충전기의 본격 국내 도입시기가 2022년 중반이 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외 관련 표준 규격이 없는 상황에, 내년에 마무리되는 국내외 규격 제정과 이에 따른 시험 인증인프라 구축, 인증기관 지정 절차까지 거쳐야 할 단계가 많아서다. 이에 내년까지 국내 충전인프라는 150㎾급 초급속 충전기가 주류가 될 전망이다.
10일 국가기술표준원과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주최로 '제5회 전기차 국제표준 포럼'이 열렸다. 행사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번 포럼은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 행사와 연계해 전기차 및 충전인터페이스 등의 기술과 표준화 동향을 국내 산업계에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표자로 나선 독일자동차산업협회·국제전기차충전기술협의체(CharIN)·르노삼성 측은 충전 분야 한국·독일 등 국제협의체별 기술 현황을 공유했고, 자동차연구원과 전지산업협회·전기연구원·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은 국내 전기차 배터리 표준화·안정성과 대용량·고출력 충전 기술 이슈를 주제로 다뤘다.
특히 이날 전기차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초급속충전기 보급에 필요한 국내 표준 규격 제정에 대한 논의가 관심을 끌었다.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보다 빠른 시간에 충전을 원하는 소비층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10분 동안 약 66㎾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400㎾급 충전기가 국내외 깔리기 시작했지만, 고출력에 따른 케이블·충전설비·냉각장치 등 국제 규격이 아직 제정 중인 상황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국제표준 제정에 적극적 참여를 통해 국제표준 제정과 동시에 국내 규격 제정 및 필요한 인증 인프라를 신속하게 갖춘다는 계획이다.
임남혁 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단장은 “현재 충전기 안전 등 국내외 표준은 200㎾급이 최상으로 400㎾급 초급속충전기 IEC 국제 규격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며 “국내외 표준 규격 제정 상황과 국내 시험 인증인프라, 인증기관 지정 등을 고려하면 2022년 7, 8월부터 인증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400㎾급 초급속 충전기는 케이블과 충전기, 냉각장치 등 인터페이스 등 3가지 영역으로 나눠 국내외 표준 규격이 제정 중이다. 이는 전격전력이 32A에서 80A로 늘어나는 데다, 충전케이블도 종전보다 두 배가량 커지면서 열화 방지 등 각종 안전 규격 강화가 핵심이다.
또 이날 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와 관련된 배터리시스템에 대한 국제 규격 현황도 주목을 받았다. 현정은 한국자동차연구원 박사는 “현재 전기차 화재 이슈와 관련해 안정성이 보다 강화된 국내외 표준 규격 제정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며 “단셀 발화 등 검증 방법 강화와 SOC(충전상태)를 지금보다 낮추는 등의 표준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제표준 제정 절차를 고려하면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에 대한 국내 규격은 내년 하반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