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3D 프린팅 기술로 심장 모양을 완벽하게 구현한 연구 성과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심장 수술 전 의료진이 이 출력물로 정밀한 수술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되면서, 수술 성공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미국 카네기멜론대 연구진은 3D 프린팅 기술로 완벽한 심장 모형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모형은 크기뿐 아니라 심장 내 세세한 부분까지 사람의 심장 모양을 빼닮았다. 이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환자의 심장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한 뒤 3D 프린터로 출력했다.
이들이 이번 연구에서 특히 집중한 것은 3D 프린팅 소재다.
연구진은 심장 조직을 구성하는 물질인 콜라겐과 유사한 물질 '알긴산(alginate)'으로 모형을 제작했다. 미역에서 채취한 부드럽고 자연 그대로의 물질인 알긴산으로 3D 프린팅 작업 중 으스러지는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이 모형은 향후 심장수술을 집도하는 의료진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기존에 의료진들은 플라스틱이나 고무 등 실제 심장보다 다소 딱딱한 물질의 모형으로 수술 계획을 점검하거나 훈련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번에 알긴산으로 출력한 모형으로 실제 심장과 같은 느낌을 줄 수 있어 수술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심장 모형 뿐 아니라 심장에 혈류를 공급하는 관상동맥도 성공적으로 출력해냈다고 밝혔다. 이후 간, 콩팥 등을 모방한 출력물도 선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카네기멜론대 연구진은 “3D 프린팅으로 출력한 인공 심장이 환자의 심장을 대체할 수 있는 연구의 기반 기술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최근 3D 프린팅을 활용해 사람의 장기를 대신하는 '바이오 3D 프린팅' 기술이 세계 곳곳에서 개발되고 있다.
미네소타대학 연구진은 심장의 주요 부위인 대동맥 뿌리와 판막 모형을 3D 프린팅으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컴퓨터 단층촬영(DT) 스캔 기술과 3D 프린팅 기술을 융합, 환자의 대동맥 뿌리를 실물과 똑같은 모양으로 출력해 경피적대동맥판막삽입술(TAVR)에서 활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각막, 심장조직, 인공 관절과 근육을 3D 프린팅할 수 있는 기술이 학계와 산업계 전반에서 연구되고 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