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네 마녀의 날'과 이번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급격하게 증시가 상승한 후 이달 상승폭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시장은 이번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코스피 3000 포인트 돌파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연말 증시 불안정 요인이 다수 있지만 추세가 하락 반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주가지수 선물·옵션과 개별주식 선물·옵션 만기일이 겹친 네 마녀의 날 증시가 하락 전환하기 않고 추세 상승을 유지한 후 이번주 열리는 FOMC 내용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네 마녀의 날은 네 가지 파생상품 매물이 쏟아져 주식시장이 폭락하거나 폭등해 변동성이 크다. 반면 지난 10일 증시는 코스피 2746.46 포인트로 전 거래일 대비 0.33% 하락하는데 그쳤고 코스닥은 921.70 포인트로 0.86% 상승했다. 네 마녀의 날이 증시 하락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킨 셈이다.
네 마녀의 날은 무사히 넘겼지만 16일(현지시간) 열리는 올해 마지막 미국 FOMC를 앞두고 추가 재정부양 조치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어 한 차례 증시가 출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이 코로나19 악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기한을 연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미국의 경우 아직 여야간 재정부양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대규모 확산 여파로 미국 주간 신규실업이 3개월 만에 최대치로 상승한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올해 초 첫 확산 당시 속도를 넘어서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필요성이 지속 제기되고 있어 증시 변동 요인으로 떠올랐다. 아직 한국 수출 성적이 양호하고 화이자가 백신 상용화를 시작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지금까지 볼 수 없던 코로나19 국내 확산세가 외국인 투자심리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FOMC와 빠른 코로나19 확진자수 증가세가 연말 증시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한국 수출이 견조해 경제 회복 탄력성이 양호한 점은 대형주 중심으로 외국인 접근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다만 미국 추가 부양책 협상과 브렉시트 합의 등의 이슈가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을 높여 국내 증시 수급 개선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수출경기 회복 등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1000명을 넘어서는 것은 경기회복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거리두기 추가 격상 등이 발생하면 소비활동이 위축돼 연말 연초 경기 회복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