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 연구개발비 60조...미중분쟁으로 '제조업' 순이익 반쪽

지난해 기업 연구개발비 60조...미중분쟁으로 '제조업' 순이익 반쪽

지난해 기업 연구개발비가 60조원대를 기록했다. 또 기업 12%가 4차산업혁명 기술을 개발 또는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다만 국내 제조업 순이익이 절반으로 줄고 전체 기업 순이익은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로 꺾였다. 미·중분쟁에 따른 수출 수요 감소와 반도체 등 주력 제품이 가격이 하락이 요인이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기업활동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작년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국내 기업의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102조원으로 1년 전보다 37.1% 감소했다.

기업활동조사는 국내 회사법인 중 상용근로자 50인 이상, 자본금 3억원 이상인 1만3255개 회사법인을 대상으로 지난 7월 시행한 조사다.

전년 대비 순이익 감소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43.6%) 이후 최대다.

통계청은 “미중 무역분쟁 등 통상 마찰이 이어지면서 수출 수요가 많이 감소했고 반도체 D램, 화학 제품을 비롯한 주력 제품의 가격 하락 등 단가 요인도 덧붙여져 제조업 매출이 많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제조업 순이익은 64조원으로 48.3% 줄었다. 2007년 증감률 통계 작성 이후 최대폭 감소다. 반면에 부동산 임대업 등을 포함한 부동산업은 순이익 1조9000억원으로 15.4% 줄었다.

전체 기업 매출액은 2440조원으로 0.6% 감소했다. 2015년(-3.2%) 이후 4년 만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기업당 평균 매출액도 1893억원으로 1.3% 줄었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지난 1년 동안 주력사업 운영에 변동이 있는 기업은 전체 5.5%인 723개였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46.1%가 주력사업을 축소했다. 확장한 기업은 43.0%, 이전한 기업은 10.9%였다.

주력사업을 축소한 주된 이유는 국내외 경기불황이 46.2%로 가장 많았고 기업경영 효율화(27.9%), 사업환경 악화(8.1%) 등이 뒤를 이었다.

주력사업을 이전한 주된 이유는 생산비용 절감(26.6%), 새로운 판로개척(26.6%) 등이었다.

지난 1년 동안 신규사업에 진출한 기업은 2.9%인 391개다. 제조업(59.6%)이 가장 많았고 정보통신업(15.9%), 기타서비스업(10.0%), 도소매업(5.4%) 순이었다.

지난해 기업 연구개발비는 60조1000억원으로 2.6% 증가했다.

제조업 연구개발비는 55조4000억원으로 1.9% 늘었다. 기업당 연구개발비는 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기업 연구개발 투자는 기타운송장비, 전자부품, 석유정제품 등에서 증가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개발하거나 활용하고 있는 기업은 12.9%였다.

연봉제, 성과급, 스톡옵션 등 성과보상 관리제도를 도입·운영하는 기업은 84.8%였다.

한편 조사 대상 기업의 43.0%가 국내외에 자회사를 두고 있었다.

기업이 보유한 국내 자회사는 1만2987개로 전년보다 4.7% 늘었다. 국내 자회사를 보유한 기업은 4283개로 기업당 3.0개꼴이다.

기업이 보유한 국외 자회사는 9295개로 1.5% 증가했다. 국외 자회사를 보유한 기업은 3247개, 기업당 2.9개꼴이다.

국외 자회사 진출지역은 아시아가 69.4%로 가장 많았고 북미 13.7%, 유럽 10.6%였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28.2%로 가장 많았고 미국 12.9%, 베트남 11.7% 순이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