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직원과 함께 일할 준비가 됐나요?'
최근 기업은 직원 단순 반복 업무를 대신하는 소프트웨어(SW) '로보틱프로세스자동화(RPA)'를 활발히 도입한다. 일부 기업은 RPA를 로봇 직원이라 지칭하고 직급까지 부여한다. 전문가는 앞으로 업무 환경에서 RPA가 필수 요건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 예상한다. RPA 직원과 함께 일하는 날이 머지않았다.
국내에선 IBK기업은행이 RPA 도입 선두 기업으로 꼽힌다.
김경태 IBK기업은행 디지털기획부 팀장은 “3년 전 글로벌 RPA 솔루션 유아이패스를 도입해 단순 반복 업무 위주로 RPA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면서 “RPA 도입 만족도가 높아 지금은 40여개 업무까지 확대했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다양한 업무에 RPA를 도입했다.
여신지원팀은 영업점에서 여신품의에 필요한 심사서류를 RPA가 맡았다. RPA가 서류를 전자문서 이미지로 처리해 지원한다. 금융소비자지원부는 RPA가 사기의심계좌 거래내역을 모니터링해 이상 징후 발생 시 알람을 보낸다. 개인고객부는 매월 군인급여를 대량 이체하고 오류를 정리해 메일로 발송하는 작업을 RPA가 담당한다.
RPA는 올해 소상공인 대출 업무에서 효과를 톡톡히 봤다.
김 팀장은 “기존에는 대출 신청 서류 분석부터 심사 업무 등 단계마다 직원이 일일이 서류를 출력해 전달하는 등 단순 반복 작업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야근도 잦았다”면서 “RPA가 이를 대신하면서 업무 처리 시간이 대폭 단축됐고, 특히 코로나 이후 소상공인 대출이 급증했을 때 직원 수 증가 없이 기존 인력으로 3배 이상 업무를 빠르게 처리했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RPA 도입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김 팀장은 “현재 40여개 업무에서 앞으로 100여개 업무까지 RPA 도입을 확대하는 것이 단기 목표”라면서 “100여개까지 RPA 도입 업무를 늘리면 창구나 본부 직원이 실제 체감할 정도로 업무량 절감이 예상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팀장은 “최종 목표는 디지털추진팀이 RPA 로봇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현업 업무 담당자가 직접 원하는 RPA 로봇을 만드는 토대를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주 52시간 환경에서도 RPA 덕분에 단순 반복 업무를 줄이고 효율적인 업무 처리가 가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많은 기업이 RPA 도입을 준비한다.
김 팀장은 “RPA 개념이 낯설고 일자리를 뺏는다는 인식 때문에 RPA 도입에 부정적 직원이 있을 것”이라면서 “처음부터 크게 시작하기 보다는 작지만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는 작은 업무를 시작으로 RPA를 도입하고 내부에 RPA 효과를 체감하도록 이끌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RPA가 효율적이고 생산적 업무를 하도록 돕는 로봇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RPA 도입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면서 “욕심내지 말고 차근차근 RPA를 도입해 내부에 RPA 긍정적 효과를 알리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본 기사는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김지선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