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경기회복 늦어지면 해외 부동산 펀드 리스크 우려"

약 51조원 규모로 설정된 해외 부동산 펀드 중 일부에서 임대료·이자 연체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악영향이 발생했다. 대부분 폐쇄형으로 설정돼 대량환매 우려는 크지 않지만 경기회복이 지연되면 엑시트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대출형 펀드는 신용위험 우려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말 기준 전체 해외 부동산 펀드 806건(56조5000억원) 중 666건(51조4000억원)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해외 부동산 펀드 투자자는 개인이 9000억원으로 전체 펀드의 1.6%를 차지했다. 일반법인은 13조5000억원(24.3%)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기관투자자다. 8월말 기준 판매잔고는 총 55조6000억원이다.

운용사는 77개사로 상위 10개사가 59.1%(33조4000억원), 상위 20개사가 83.2%(47조원)를 차지해 상위사에 설정금액이 집중됐다. 95.5%(49조2000억원)가 사모 형태였으며 공모는 4.5%(2조3000억원)에 그쳤다. 해외 부동산 펀드 대부분(99.4%)이 폐쇄형이었고 개방형은 0.6%에 불과했다.

투자물건은 오피스빌딩 27조4000억원(53.2%), 호텔·리조트 5조5000억원(10.7%), 복합단지·리테일 3조7000억원(7.1%) 순이었다.

펀드 평균 만기는 7.6년으로 2023년부터 만기가 도래하기 시작한다. 2023년 7조8000억원(15.1%), 2024년 8조4000억원(16.4%)이 만기 도래한다. 2025년 이후에는 절반 이상인 26조8000억원(52.1%) 규모가 만기 도래한다. 내년과 내후년 만기 도래 금액은 각각 2조8000억원(5.5%), 4조3000억원(8.4%)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일부 펀드에서 임대료나 이자 연체가 발생하고 있고 매각여건이 나빠져 만기를 연장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잠재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경기회복이 지연되면 펀드 수익성이 하락하고 엑시트 리스크도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대출형 펀드는 중·후순위 비중이 높아 신용위험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총 17조8000억원 규모 대출형 펀드에서 중·후순위 비중은 10조8000억원으로 60.3%를 차지한다. 이미 일부 펀드에서 연체나 유예신청이 발생했다.


금감원은 “지난 10월부터 시행한 '대체투자펀드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에 따라 잠재 리스크 요인을 지속 점검하고 자산운용사가 규준에 따라 대체투자펀드를 설정·운용하는지 자체 점검해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표. 해외부동산펀드 투자자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표. 해외부동산펀드 투자자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