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과학비전 제시한 고(故) 김용관 선생 등 9인 과학기술유공자 선정

일제 강점기 과학대중화에 앞장선 고(故) 김용관 선생 등 국가 과학기술발전에 헌신한 9명의 과학기술인이 2020년도 대한민국 과학기술유공자로 지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0년도 과학기술유공자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자연·생명·엔지니어링·융합 4개 분야에서 9명을 뽑았다.

'자연'분야에선 고 국채표 중앙관상대 대장, 고 윤능민 서강대 교수, 고 임덕상 펜실배니아대학교 교수가 선정됐다.

국 대장은 우리나라 기상학, 기상예보 기반을 마련한 기상학자로 한국에 맞는 태풍진로 예상법(국(鞠)의 방법)을 창안,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윤 교수는 수소화금속 이용 유기합성 분야를 선도한 화학자로 선택환원반응 연구분야를 개척했으며 후학 양성에 크게 기여했다.

임 교수는 대수기하학분야의 변형이론을 독자적으로 발전시킨 수학자다. 1959년 'Homology 대수'에 관한 난제를 해결해 세계수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생명분야'에선 고 전종휘 가톨릭대 명예교수, 한문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초대원장이 이름을 올렸다.

전 교수는 우리나라 전염병 치료와 연구의 기틀을 다진 선구자로, 국내 급성 전염병 치료 및 퇴치사업에 힘쓰며 예방의학을 위한 국민 계몽에 헌신했다.

일제강점기, 과학비전 제시한 고(故) 김용관 선생 등 9인 과학기술유공자 선정

한 원장은 한국 생명공학의 기반을 구축한 선구자로 이성화당 생산공정 개발, 항결핵 항생제 원료 국산화로 산업발전과 국민 보건에 기여했다.

'엔지니어링분야'에선 노승탁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와 고 안병성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지정됐다.

노 교수는 열공학 분야 기술개발을 선도한 기계공학자로 열물성에 관한 세계 수준의 연구로 미국 기계공학회 석학회원으로 선출되는 등 학문·산업 발전을 주도했다.

안 연구원은 전자식사설교환기(PBX) 개발로 한국 전자통신기술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우리나라가 1가구 1전화 시대를 여는데 기여했으며 한국 최초의 미니컴퓨터인 세종1호 개발도 주도했다.

'융합분야'에선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명예회장과 고 김용관 과학지식보급회 전무이사가 선택을 받았다.

김명자 회장은 환경정책을 선도한 여성과학자로 환경 사전 오염 예방 정책기조를 확립했다. 여성 과학기술인의 활동 증진과 지위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등 과학기술혁신과 과학기술계의 사회적 역할 강화에 기여했다.

일제강점기, 과학비전 제시한 고(故) 김용관 선생 등 9인 과학기술유공자 선정

김용관 선생은 일제강점기, '과학조선건설'의 비전을 제시한 과학활동가다. 발명학회를 설립하고 최초 대중 종합과학잡지 '과학조선' 창간하는 등 과학 대중화에 앞장섰다.

과학기술유공자는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이 큰 과학기술인을 예우·지원하기 위해 제정한 제도로 2017년 이후 올해가 네번째 지정이다.

올해 과학기술유공자 심사에서는 학문 업적, 연구개발 성과는 물론 국가·사회발전 기여도도 함께 고려했다. 140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분야별 발굴·심사를 진행했다.

강상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인재정책국장은 “유공자의 공적에 걸맞는 대우를 위해 예우·지원과제를 지속 발굴해나가겠다”며 “유공자의 자랑스러운 생애와 업적을 보고 우리 청소년이 과학자를 꿈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