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킥보드 업계 상위권 다툼에 지바이크 '지쿠터'가 복병으로 등장했다. 통상 3강으로 평가되던 '킥고잉' '씽씽' '라임'을 제치고 최근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시장 진입이 늦어 업계 최약체 그룹에 포진했으나 최근 두 달 사이 가장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순위를 단숨에 뒤집었다.
20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사용자 기준 지쿠터는 이달 시장 점유율 약 30%를 차지하며 업계 1위를 기록 중이다. 지쿠터에 이어 씽씽 17%, 킥고잉 14%, 라임 10%대 점유율을 유지하며 뒤쫓고 있다.
지쿠터는 공유자전거 서비스업체 지바이크가 사업을 확장하며 2019년 1월 출시한 서비스다. 올해 초까지도 5%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보유대수 대비 운영대수를 90% 이상 유지하는 등 운영능력을 기반으로 실속을 쌓았다.
7월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시작했다. 킥보드 운영대수를 기존 3000여대에서 7000여대로 두 배 이상 늘렸다. 9월 8만3400명을 기록했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한 달 만에 17만5000명을 돌파하며 200% 이상 성장했다.
비슷한 기간 경쟁사도 운영대수를 크게 늘렸지만 효율성이 떨어졌다. 라임은 지쿠터의 두 배가 넘는 약 1만5000대를 운영 중임에도 점유율은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경쟁이 치열한 서울·경기권 대신 지방 확장을 택한 것이 지쿠터의 급성장 요인으로 분석된다. 경쟁사들은 서울 강남지역을 주요 거점으로 삼아 전역에 서비스 중인 반면에 지쿠터는 마곡 등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반면에 지쿠터는 제주도, 광주광역시를 비롯해 전국 25개 이상 시에서 사업을 확대하며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신규 공급이 각 지역으로 분산된 덕분에 운영대수를 급격히 늘렸음에도 부작용 없이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수 있었다.
기술적으로 사고 발생 가능성을 줄인 것 역시 확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쿠터는 지난해부터 모든 킥보드 최고 속도를 시속 15~20㎞로 제한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사고율이 낮아짐에 따라 보험사와 협상에서 유리해졌고, 3자 대인, 대물 보험을 포함 사실상 자동차와 동일한 수준 보험 보장이 가능해졌다.
윤종수 지바이크 대표는 “초기 기획 단계부터 2020년 하반기 본격적인 사업 확장이 가능하도록 거시적 전략을 설계한 것이 주효했고, 실제로도 맞아 떨어졌다”면서 “또 전동킥보드 안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던 것이 빠른 사업 확장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