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시대, 6대 산업 분야 로봇 활용 전략]로봇이 미래를 바꾼다<상>제조·전문물류·생활물류분야

우리나라 로봇산업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산업 생산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각 분야에 로봇 활용성은 아직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로봇산업 발전에 대한 인식이 개발자나 로봇제조사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7월 디지털 뉴딜 후속 조치 일환으로 출범시킨 '로봇활용 전략 네트워크'는 로봇 수요처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각 분야에 로봇 활용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코로나 사태 이후 비대면 경제로 전환되면서 전 산업 분야가 디지털로 빠르게 전환되는 과정에 로봇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로봇 활용 전략 네트워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로봇 활용 비즈니스 모델 발굴뿐만 아니라 로봇 활용을 가로 막는 다양한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담겨있다. 로봇활용 전략 네트워크를 운영한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지난 5개월간 제조, 전문물류, 생활물류, 공공, 개인, 상업 등 6대 산업 분야별 분과를 운영, 로봇서비스 모델 36개를 발굴했다. 로봇 활용 전략 네트워크가 도출한 6대 산업 분야 대표 로봇서비스 모델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전경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전경

로봇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이 시급한 6대 분야 중 제조와 전문 및 생활물류 서비스 분야 대표 모델을 먼저 소개한다. 제조 서비스 분야는 협동로봇과 모바일 매니퓰레이터를 활용해 생산 현장의 안전과 생산성을 확보하기 위한 서비스 제공이 목표다. 섬유제조 공정에서 로봇 활용 서비스는 섬유제조 라인을 구비한 제조 공장을 서비스 이용대상으로 보고 로봇을 활용, 보빈공정의 고중량 작업물을 반복 로딩·언로딩 작업을 수행하게 하는 식이다. 모바일 매니퓰레이터가 원사 팔레트를 대차에 옮겨 싣고 자율주행으로 지정된 위치로 이동시키면 작업자는 단지 보빈에서 실을 풀어 연결하는 작업만 하면 되기 때문에 작업 안정성과 효율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로봇활용 전략 네트워크를 통해 발굴한 제조, 전문물류, 생활물류 분야 로봇활용 전과 후의 모습을 그림으로 나타낸 모습.
로봇활용 전략 네트워크를 통해 발굴한 제조, 전문물류, 생활물류 분야 로봇활용 전과 후의 모습을 그림으로 나타낸 모습.

화장품 생산공정에는 부자재관리를 로봇이 맡는 자동화서비스 모델을 발굴했다. 작업자가 박스를 생산라인 옆에 두면 3D비전시스템이 병의 형상을 인식, 파지에 최적화된 포즈를 계산한다. 이후 협동로봇이 계산된 위치로 이동해 병을 파지한 뒤 생산라인 입력 컨베이어에 적재하는 방식이다. 사람과 로봇, 인공지능(AI)이 협업하는 화장품 생산라인 자동화시스템 모델이다.

전자 다품종 제품생산을 위한 인쇄회로기판(PCB) 제조공정에는 모바일 매니퓰레이터를 활용한 유연 자동화생산라인 구축으로 작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양한 센서와 기계장치, 제어기 등이 통합된 단일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협동로봇 개발이 필요하다.

유연성과 효율성 향상이 목표인 전문물류분야에서 대표 서비스 모델로는 대형 유통과 택배 배송 물류서비스 모델이 꼽힌다. 서비스 제공자는 유통물류 현장에 고객 주문에 즉각 대응 가능한 물류로봇을 도입해 실시간 물동량에 따라 상품 상·하역, 분류, 이송과 피킹 및 적재 등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물류시설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생활물류 분야는 건물이나 아파트단지 내에 배달로봇을 활용한 서비스 모델을 제시했다. 주민이나 배달원이 입차 전 로봇호출을 예약한 뒤 택배와 음식을 인계받은 로봇이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최근 '새벽배송' '로켓배송' '당일배송' 등 신속배송을 위해 단지나 건물출입구 비밀번호가 배송사에 제공되고 있는데 관련 보안문제 해결 효과도 기대된다. 그 외 쓰레기 전용 배출로봇과 주차공간 부족에 대응하는 주차로봇, 전기차 충전대행로봇 등도 생활물류 분야 로봇 활용 서비스 모델로 함께 제시됐다.

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