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세아제강, 열연 가격 상승에 美 수출 청신호

[사진= 포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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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현대제철, 세아제강 등 미국에 열연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이 현지 열연 가격 상승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국 열연 내수 가격은 지난주 톤당 90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6년간 최고치였던 2019년 7월 톤당 930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현지 열연 가격은 지난 9일 반등한 이후 지속 상승했다.

열연은 반제품(슬래브)를 가열, 압연 후 코일 형태로 감은 열연강판이다. 자동차용, 구조용, 강관용 등 산업 전반에 쓰인다.

미국 열연 가격이 강세인 것은 수요가 공급보다 많기 때문이다. 자동차, 가전 등 내구재 판매가 늘어난데 반해 코로나19 여파로 철강 생산은 아직 비정상화 상태다. 지난 10일 기준 미국 조강 생산량은 작년 동기 대비 1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철강사들의 공장 가동률은 12월 첫째 주 기준 71%로 작년 동기 80%에 크게 못 미친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이 열연 가격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4년까지 3조9000억달러(약 4370조원)에 이르는 경기 부양책(대선 공약) 때문에 수주가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설상가상 내륙 운송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 최종 수요자들에게 전달되는 시기가 열연·냉연 등 판재류 기준 평균 10주로, 올해 여름 4주 대비 큰 폭 지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열연 가격 상승은 국내 기업들에는 호재다. 포스코는 지난 3분기 기준 열연 매출 5조5904억원을 올렸다. 전체 매출액 대비 16.80%를 차지한다. 미국 수출이 상당 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열연 매출단가는 톤당 61만6000원으로, 현재 미국 열연 가격을 적용하면 높은 마진율이 예상된다. 같은 이유로 미국 열연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제철과 세아제강도 수혜가 예상된다.

철강업계는 미국 철강 가동률이 정상화되기 까지 국내 수출기업 약진을 전망한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철강사들이 기존에 가동 중단했던 설비들을 재가동하고 있지만, 아직 유의미한 수준까지 생산량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철강 생산량이 수요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회복될 때까지, 우리 기업들의 열연 수출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