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과학기술, 정부가 주도하는 시대 지났다”

21일 제3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주재
"시장에서 혁신 일어나도록 과감히 규제 걷어야"
혁신주체 기업에 힘 싣고
조세감면, 공공조달 확대 등 주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국가과학기술역량을 정부가 주도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시장에서 혁신이 일어나도록 과감하게 규제를 걷어내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제3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민간 연구개발투자에 더욱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혁신 주체인 기업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이 과기자문위 전원회의를 직접 주재한 것은 2018년 7월 이후 2년 5개월만이다. 이날 전원회의는 KIST와 영상으로 연결돼 진행됐다. 김성수 과학기술혁신본부장과 김영근 LS일렉트릭 전무, 김종남 에너지기술연구원장 등 안건 발표를 위해 청와대에서 행사에 참석했다. KIST에선 염한웅 과기자문회의 부의장을 비롯한 관계자 30여명이 자리했다.

규제샌드박스와 규제자유특구 등 규제혁신의 속도를 높이는 한편, 조세감면과 공공조달 확대같은 지원을 더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혁신의 중심에 설수 있도록 과감한 정책을 강구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국민이 과학기술 혜택을 피부로 느껴야 한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과학기술은) 국민의 생활과 긴밀하게 호흡하며 국민의 안전과 쾌적한 삶을 실현하는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며 “기후변화와 감염병, 미세먼지, 폐플라스틱, 해양쓰레기 같은 국민 삶과 밀접한 분야에 정부와 과학기술계가 더 큰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탄소중립사회를 위한 과학기술개발 정밀 전략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탄소산업과 에너지 구조로 전환하는 매우 어려운 과제라며 탄소중립 로드맵을 과학기술이 뒷받침해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올 한 해 위기 극복 과정에서 과학기술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극복에선 바이오와 디지털기술이, 일본 수출규제 극복을 위한 소재부품장비 자립에선 과학기술 저력이 발휘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과학기술이 국력토대의 토대가 되고 있고, 위기가 닥칠 때마다 우리 과학기술인들이 열정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서 정말 자랑스럽다”며 “지금 이시간에도 치료제와 백신개발에 최선을 다해주고 계신 과학기술인들을 국민과 함께 응원한다”고 말했다.

연구개발(R&D)과 관련해선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했다. △연구자 중심 국가 R&D 혁신방안 마련 △기초연구 포함 국가 R&D 예산 대폭 증가 △도전적 과제 제도적 보장으로 인한 R&D 양질의 개선 등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심의한 정부의 내년 R&D 예산은 27조4000억으로 역대 최대규모”라며 “과학기술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미래를 위한 국민의 염원을 담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예산은)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투입돼 코로나19 극복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디지털 뉴딜과 그린뉴딜, 소재부품장비의 자립을 통해 혁신성장을 탄탄하게 뒷받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해에는 정부와 민간을 합쳐 R&D 100조 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규모면에선 세계 5번째, GDP 대비 투자비중에선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며 “선도국가가 되고자 하는 야망이라고 해도 좋다”고 했다.

기업 R&D 투자 증가와 기술창업 활성화, 국제특허 출원건수 역대최고 등을 언급하며 “혁신은 우리 경제의 체질이 됐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감염병과 온실가스,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국민의 안전보건과 지구적 과제 해결에 이르기까지 과학기술의 역할이 커진다면 우리는 세계를 선도하는 혁신강국이 될수 있을 것”이라며 “과학기술이 경제와 안보의 힘이 되는 시대다. 과학기술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제품을 넘어 기술을 수출하는 강국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