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원 차원에서 빅데이터실을 설립한 것은 데이터 사업과 연구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입니다. 빅데이터 기반 연구와 사업화를 지원하고 환자나 의료진이 좀 더 편하게 진료 받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연세대의료원 초대 빅데이터실장을 맡은 김현창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빅데이터실 설립 의미와 향후 계획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연세의료원은 지난 3월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의료정보실 내 데이터사이언스센터를 빅데이터실로 확대 독립시켰다. 의료정보실이 병원정보시스템 운영과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면 빅데이터실은 데이터 활용 연구지원, 사업화 등을 적극 추진한다. 의료원 차원에서 빅데이터실을 설립하고 최고데이터책임자(CDO) 직책을 만든 것은 연세의료원이 최초다.
의료원 내부 데이터 창구를 일원화하고 표준화된 빅데이터 구축과 이를 활용한 연구와 사업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도울 예정이다.
김 실장은 “빅데이터 사업화는 원내 연구자들이 분석하기 편한 환경을 만들어주면 이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며 “당장 환자나 병원에 도움이 되는 데이터 활용 방안을 찾자는 목표로 병원 내 프로세스 개선과 환자 편의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환자 동선을 실시간 추적하고 노출된 의료진과 환자를 신속하게 관리하도록 도와주는 코로나19 대시보드가 첫 사례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정식 오픈에 이어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도 확대를 준비 중이다. 또 크론병, 베체트병, 궤양성대장염 등 특정질환 환자들이 진료 전 설문을 할 수 있는 모바일 앱도 개발했다.
그는 “데이터 기반 연구를 할 때 연구나 사업화 목적에 맞는 적합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점”이라며 “연구자들이 데이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고 데이터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원내에 데이터 표준화 위원회를 만들어 의무기록 양식을 표준화하고 데이터 품질을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연세의료원 산하 신촌, 강남, 용인 세브란스병원과 치과대학병원까지 포함한 통합 임상데이터웨어하우스(CDW) 구축도 진행해 왔다. 향후 의료원 차원의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도 고민하고 있다.
김 교수는 “병원 데이터를 외부 연구자나 기업에 어디까지 가명화해 공유할 수 있는 것인지 판단이 어려운 부분”이라면서 “정부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과 별도로 의료원 차원의 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 수립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