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 거주하는 60대 A씨는 30대 아들 B씨와 동일한 카드회사 상품을 사용 중이다. 다만 이들의 혜택 제공은 다르다. 다양한 혜택을 이용하면서 높은 피킹률(카드 사용액 대비 실제로 받은 혜택의 비율)을 누리는 B씨와 달리 A씨는 카드에 기본 탑재된 제한적인 서비스만 이용하고 있다. 동일한 카드 상품을 이용하지만, 모바일 플랫폼 등 이용을 할 수 없어 디지털 정보와 서비스로부터 소외되고 있는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최근 기본 탑재 혜택을 줄이면서 반대로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A카드사는 모바일 앱카드 플랫폼에서 이용자 스스로 혜택을 탑재해 할인을 받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드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을 이용자 편의에 따라 추가하면 나중에 청구할인을 제공하는 형태다.
B카드사는 모바일 앱카드 플랫폼에서 일정 기간 공지해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형태의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B카드사는 임의로 고객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고객이 모바일 내에서 혜택 제공 등에 동의하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모바일을 이용한 플랫폼 사용이 크게 늘면서 이를 겨냥한 세대를 위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혜택을 누리길 원하는 세대를 겨냥한 추가 혜택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런 형태의 서비스 제공으로 세대별 서비스 이용 격차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비스 제공이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다 보니 이런 형태에 익숙하지 않거나 접근이 어려운 시니어 세대의 경우 정보 접근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19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 에 따르면 일반 국민 대비 장애인·고령층·농어민·저소득층 등 정보 취약계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69.9%로 전년 68.9%보다 1.0%포인트(P) 올랐지만, 여전히 70%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고령층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작년 기준 64.3%로 전년(63.1%)과 비교하면 소폭 늘었지만, 정보 취약계층 평균에도 크게 미치지 못한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디지털 전환이 확대됨에 따라 세대간 정보 격차는 피할 수없는 숙제”라면서 “다만 기존 디지털 소외 계층 역시 카드사에게는 중요한 고객이기에, 이들을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