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롱나무 세계 꽃시장 두드린다...원자력연, 우리씨드에 배롱나무 신품종 기술이전

방사선육종기술로 새로 태어난 배롱나무 루비비비드
방사선육종기술로 새로 태어난 배롱나무 루비비비드

백일홍처럼 오래 꽃을 피워 백일홍나무라고도 불리는 배롱나무가 방사선육종기술로 새로 태어났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이 만든 배롱나무가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보급될 전망이다.

원자력연은 배롱나무 품종 5개를 개발하고 품종보호권을 종묘·조경 전문기업인 우리씨드(대표 박공영)에 이전하는 기술실시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우리씨드는 내년부터 협력업체인 네덜란드 플랜팁(Plantipp BV)과 3년간 현지 재배시험을 거친 후, 로열티를 받고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원자력연은 국산 품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코로나19로 힘든 기업 상황을 고려해, 정액기술료 없이 품종을 보급하고 이후 해외 로열티의 50%, 국내 매출액의 3%를 기술료로 받을 예정이다.

배롱나무는 5~6m 크기로 여름철에 개화해 초가을까지 꽃을 피운다. 정원수로 인기가 많지만 크기가 커 분화용이나 울타리 정원용으로는 활용이 어려웠다.

원자력연 방사선육종연구실은 방사선육종기술을 이용해 배롱나무 재래종 종자에 감마선을 100~200그레이(Gy) 조사해 크기가 작은 '루비비비드' '루비인텐스' '로시스위티' '로시러블리' 4개 품종과 잎이 짙은 자색인 '체리다즐링' 1개 품종을 개발했다.

방사선육종기술은 식물 종자나 묘목에 방사선을 쪼여 인공적으로 돌연변이를 유발한 뒤 우수한 형질의 개체를 선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기술이다.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삽입하는 유전자변형기술(GMO)과 달리 빛과 유사한 방사선으로 돌연변이 발생 빈도를 높인다. 원자력연 또한 벼, 콩, 무궁화 등 신품종 30여개를 자체 개발해 보급했다.

우리씨드는 원자력연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가장 많은 방사선육종 개발품종의 품종보호권을 갖고 있는 전문기업이다.

내년부터 해외 시험재배를 진행할 플랜팁사 역시 전 세계 대륙별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육종 특허권 관리 전문 기업으로, 35개국 450품종 이상에 대한 시험재배, 품종 판촉 등을 진행하고 있다.

김진백 원자력연구원 방사선육종연구실장은 “배롱나무를 시작으로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새로운 품종을 개발, 보급해 국내 화훼 농업의 선진화를 지원하고 방사선육종기술 성과 확산에 앞장서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