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은 정유성 생명화학공학과 교수팀이 딥러닝을 활용해 '소재 합성 가능성 예측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약 87%에 달하는 높은 정확도다.
신소재 설계는 실제 실험으로 합성까지 이루는 것이 목표지만 대부분 성공하지 못하고 버려진다. 반응 조건, 열역학, 반응 속도, 소재 구조 등 다양한 요인으로 사전 가능성 예측이 어렵다. 예측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법론 개발이 시급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 합성 가능성 예측기술은 기존 합성이 보고된 고체 소재들의 구조적 유사성을 '그래프 합성 곱 신경망(GCN)'으로 학습, 새로운 소재 합성 가능성을 예측한다.
목표 값이나 레이블 표시 데이터만 다루는 일반 지도학습과 다르다. 레이블이 없는 데이터(P-U)도 기존 것에 더하는 '준지도학습' 방식을 썼다. 아직 합성이 안 된 물질 합성 가능성을 찾기에 용이하다.
연구팀은 이미 합성이 보고된 물질 5만여종, 가상 물질 8만여종으로 이뤄진 소재 데이터베이스(DB) '머터리얼스 프로젝트(MP)'를 이용해 모델을 구축했다. 이를 활용한 결과 소재 합성 가능성을 약 87%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었다.
추가 조사에서도 높은 정확도를 입증하는 결과가 나왔다. MP DB 내 합성 가능성 점수가 가장 높은 가상 물질 100개에 대한 문헌을 면밀히 조사한 결과, DB에는 합성 여부 결과가 없었지만 실제로는 합성돼 논문 보고된 소재가 71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연구팀 방법론이 높은 예측 정확도를 갖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유성 교수는 “빠른 신소재 발견을 위해 다양한 소재 설계 프레임워크가 존재하지만 정작 설계된 소재 합성 가능성에 관한 판단은 전문가 직관 영역으로 남아 있다”며 “개발 합성 가능성 예측 모델은 실제 합성 가능성을 실험 전 미리 판단할 수 있어 신소재 개발시간을 단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