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현대카드, 웰컴저축은행 등 21개사가 마이데이터 1차 사업자로 선정됐다.
간편결제에서 촉발된 금융권과 빅테크 경쟁이 이젠 데이터 생태계로 전이, 2라운드 격전을 예고했다.
22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결과를 최종 의결했다. 금융회사, 핀테크 기업, 전자상거래기업 계열 전자금융업자 등 21개사가 예비허가를 받았다.
은행권에는 KB국민, NH농협, 신한, 우리은행이 이름을 올렸다. 여신전문금융사(카드)로는 KB국민·신한·우리·현대·비씨카드와 현대캐피탈이 선정됐다.
금융투자업계는 유일하게 미래에셋대우가 예비허가를 받았다. 경쟁이 치열한 핀테크 부문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 레이니스트(뱅크샐러드), 보맵, 핀다, 팀윙크, 한국금융솔루션, 한국신용데이터, NHN페이코 등 8개사가 선정됐다. 농협중앙회와 웰컴저축은행도 예비허가를 받았다.
금융 당국은 기존에 마이데이터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 대상으로 허가를 내주기로 하고 1차 35개사의 신청을 받고 심사했다.
그러나 11월 말 경남은행, 삼성카드, 하나금융투자, 하나은행, 하나카드, 핀크 등 6개사는 대주주 등이 당국의 제재 절차를 밟고 있거나 형사소송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심사가 보류됐다. 결국 이번 심사에선 29개사를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29개 기업 가운데 8개사는 심사에서 떨어지면서 고배를 들이켰다. 민앤지,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뱅큐, 아이지넷, 카카오페이, 쿠콘, 핀테크, 해빗팩토리 등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8개사는 허가 요건 가운데 일부 보완이 필요해 최종적으로 예비허가를 받지 못했다”면서 “다만 지적받은 사항에 대해 보완이 이뤄지고 문제가 없다고 확인되면 새해 1월 중순께 추가로 예비허가를 내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C제일은행, SK플래닛도 추가로 예비허가를 신청, 함께 심사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예비허가를 받은 주요 허가 요인은 6개다. △최소자본금 5억원 이상 △해킹 방지, 망 분리 수행 등을 위한 충분한 보안설비 △서비스 경쟁력·혁신성, 소비자 보호체계 마련 △충분한 출자 능력, 건전한 재무 상태 △신청인의 임원에 대한 벌금, 제재 사실 여부 △데이터 처리 경험 등 데이터 산업 이해도 등이다.
금융위는 대량의 개인신용 정보를 처리하고 보호할 수 있는 보안 설비를 충분히 갖췄는지, 소비자를 위한 혁신 서비스 제공 및 소비자 보호체계 마련을 포함해 사업계획이 타당한지 등을 고루 살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예비허가를 받은 21개사는 본허가 심사를 통해 새해 1월 말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게 된다. 예비허가를 받은 기업은 무리 없이 본허가를 통과할 것이라는 게 금융위의 입장이다.
1차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나오면서 새해 마이데이터 시장 지배력 확보에 업권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데이터는 소비자가 자신의 신용정보나 금융상품을 자유자재로 관리할 수 있는 '포켓 금융'을 뜻한다.
은행·보험사·카드사 등에 흩어져 있는 금융정보를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고, 금융사는 이 데이터를 융합해 특화된 정보관리·자산관리·신용관리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
카드 거래 내역이나 투자 정보 등을 분석, 혁신적인 금융상품을 선보일 수도 있다. 소비자 접점을 마이데이터 인프라를 통해 확보하기 때문에 금융사와 빅테크 간 1차 데이터 전쟁이 촉발된다.
소비자도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전송 환경을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1월 본허가가 발표되면 8월부터 사전에 표준화한 전산상 정보 제공 방식인 마이데이터 표준 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API)에 의한 데이터 전송이 본격 실행된다.
금융위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동의 방식, 마이데이터를 통해 제공되는 정보 제공 범위, 안전한 데이터 전송 방식, 소비자 보호 방안 등을 담은 '마이데이터 가이드라인'을 2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형주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은 “마이데이터는 금융 산업에 큰 변동을 가져오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소비자에게 새로운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도 낼 수 있는 다양한 사업자가 진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표>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은 21개사 목록
<표> 마이데이터 허가심사가 진행중인 기업 11개사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