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페이스북이 반(反)독점법과 관련한 정부 조사를 받을 경우 협조하자는 밀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두 회사는 미국 디지털 광고시장 50% 이상을 점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텍사스주(州) 등 10개 주 정부가 지난주 구글에 대해 제기한 반독점 소송 관련 서류 초안을 입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초안에 따르면 구글과 페이스북은 지난 2018년 모바일 앱 광고 시장에서 경쟁을 회피하자고 합의한 뒤 계약서에 반독점법에 대한 협조 문제도 명시했다. 반독점법 문제가 제기될 경우 양사가 서로 협력·협조하고, 정부의 조사를 받게 된 경우엔 나머지 회사에 신속하게 관련 정보를 알려준다는 내용이었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계약서에는 '반독점법'이라는 단어가 20차례 이상 등장한다. 초안에는 소송 제기 당시 공개되지 않았던 양사의 계약 규모도 적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페이스북은 계약 4년 차부터 매년 최소 5억 달러(한화 약 5천500억 원)를 구글 온라인 광고 경매에 지출하고, 구글은 페이스북에 일정 비율 이상의 낙찰을 보장키로 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내부 문서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이 계약에 대해 구글과 직접 경쟁 시 예상되는 지출을 고려하면 '비교적 싼 편'이라는 평가를 했다.
한편 구글 측은 반독점법 관련 조사를 대비한 기업들의 협약은 흔히 볼 수 있는 관행이라고 반박했다.
페이스북이 모바일 앱 광고시장에서 구글과의 경쟁을 포기하는 대신 특별대우를 받았다는 주 정부의 기소 내용에 대해서도 “부정확하다”고 일축했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협약은 비밀이 아니었고, 페이스북을 특별히 대우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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